IC카드 무용지물 되나

입력 2010-07-0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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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 부족으로 사용 못하고 있어

위·변조를 막기 위해 도입한 IC카드가 단말기 부족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어 낭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으로 IC신용카드 보급률은 96%에 이르렀다. 최근 6개월간 사용실적이 있는 카드 중 거의 100%가 IC카드였다.

그러나 IC카드용 단말기의 보급률은 23%로 IC카드 보급률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은 금융감독 당국이 사용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정책을 추진한 결과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2003년 카드 복제 사고를 막기 위해 모든 신용카드를 위·변조가 어려운 IC카드로 2008년말까지 교체하고 사용 환경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이에 카드사들은 순수 마그네틱카드 발급을 중단하고 IC칩이 내장된 카드를 수천만장 찍어냈지만 정작 가맹점에는 IC카드용 단말기가 보급되지 못했다.

고객들이 기존의 마그네틱카드 결제에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자 가맹점들도 대당 18만원 가량인 IC카드용 단말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단말기 공급업체인 부가통신망(VAN) 업체나 카드사도 단말기 설치를 가맹점에 떠넘기며 서로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결국 누가 돈을 내느냐다. 금감원에 따르면 전체 가맹점에 IC카드용 단말기를 모두 설치하는 비용은 2000억∼3000억원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감독 당국은 카드사, VAN사, 가맹점 등에 단말기 설치를 독려하고 있지만 법적인 강제성은 없어 인프라 구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처음부터 사용 환경을 살피지 않고 위·변조를 막는다며 카드 전환에만 혈안이 돼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게 아닌가 싶다"며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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