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보험사나 보험설계사들이 보험상품을 판매하면서 설명의무를 게을리하면 과징금 등을 물고, 실손의료보험을 팔 때는 계약 전에 중복계약 여부를 확인하는 등 소비자 보호장치가 강화된다.
29일 금융위에 따르면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보험소비자들의 보호장치 강화를 골자로 한 보험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에 따르면 보험판매 권유시 상품내용, 보험금 지급제한 사유 등 중요사항을 설명하고 자필서명을 받아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보험사는 수입보험료의 20% 이하 과징금, 설계사나 대리점은 2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설명의무가 약관에 규정돼 있었기 때문에 효율적인 제재방법이 없었다"며 "이 규정이 법제화됨에 따라 판매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불완전판매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개정안은 중복계약 문제가 불거졌던 실손의료보험의 경우 보험회사가 보험계약 체결 전에 중복가입 여부를 확인토록 의무화했다.
또 보험계약자의 소득이나 재산상황, 보험가입 목적 등을 파악해 소비자의 필요에 적합한 보험상품을 권유하도록 하는 적합성 원칙도 명문화했다. 금융위는 투자성 보험상품인 변액보험에 대해 우선 적용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허위 과장 광고를 규제하는 조항도 신설했다. 계약전 상품설명서와 약관을 읽어볼 것을 권유하는 내용과 변액보험의 원본손실 가능성을 광고 필수포함사항으로 분류했다.
반면 보험금 지급한도나 지급제한 조건, 면책사항 등을 누락하거나 충분하게 고지하지 않아 제한없이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는 것처럼 오인하게 만드는 광고는 금지대상임을 분명히 했다.
또 보험계약자가 보험 가입시 미리 동의한 경우에 한해 전화나 우편, 컴퓨터 통신 등 통신수단을 이용해 청약 내용의 확인과 철회는 물론 계약해지도 가능하도록 했다.
금전대차 관계를 이용한 모집, 다른 모집 종사자의 명의를 이용한 모집, 자필서명을 받지 않은 모집, 정당한 이유없이 장애인의 보험가입을 거부하는 것을 금지했다.
대출을 조건으로 차주의 의사에 반하여 보험가입을 강요하는 행위, 부당하게 담보를 요구하거나 연대보증을 요구하는 행위 등도 불공정한 대출로 분류해 금지했다.
개정안은 고의적으로 보험금 지급을 지연하거나 지급하지 않는 등 기초서류 준수의무를 위반했을 경우 업무정지 명령 등 행정처분을 내리고, 보험사가 보험소비자를 상대로 보험약관의 이해를 평가한 뒤 그 결과를 공시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대부분의 보험상품을 사전통제 없이 자율적으로 개발ㆍ판매하도록 허용하되 사후 심사 및 제재 기능을 강화하는 등 보험상품 개발 절차를 개선했다.
또 보험모집 조직의 규제체계를 정비해 보험설계사와 개인 보험대리점, 중개사에 대한 보수교육을 의무화하고, 법인대리점의 임원자격 기준을 신설하는 한편 판매책임 강화를 위해 불완전판매율 등의 공시를 의무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