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혈액검사기 출시로 의료사업 진출 본격화
삼성그룹이 신수종 사업 진출을 선언한지 50여일 만에 닻을 올리고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했다.
29일 삼성전자가 의료기기에 IT기술을 접목한 다기능 '혈액검사기'를 출시하면서 5대 신수종 사업 중 하나인 의료기기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것.
삼성전자는 "채취한 혈액을 통해 당뇨, 간, 콜레스테롤, 심장질환 등 19개 항목을 12분 내에 검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혈액검사기 개발을 위해 4년간 삼성종합기술원과 HME(Healthcare and Medical Equipment)사업팀이 공동으로 300여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했다. 또 독자적인 미세유체제어ㆍ마이크로밸브 등 핵심 원천 기술을 적용했다.
특히 '삼성=기술력'으로 대변되는 만큼 이번 혈액검사기도 획기적인 기술이 접목됐다.
삼성 혈액검사기는 혈액 검사에 소요되는 시간이 12분에 불과해 내원일 바로 결과를 받아볼 수 있으며, 음반CD 크기의 혈액검사용 디스크에 소량의 혈액을 주입한 후 혈액검사기에 삽입하는 간단한 프로세스만으로 검사결과를 자동으로 얻을 수 있다.
또 250×350×250mm(가로, 세로, 높이)의 크기에 무게도 8kg 밖에 되지 않아 설치 및 이동성도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제품은 당뇨ㆍ콜레스테롤ㆍ심장ㆍ신장 질환 등 19개 검사항목을 진단할 수 있고 향후 암ㆍ감염성 질환 등으로 검사 항목을 확대할 예정이다.
회사측은 "기초 대사 물질을 검사하는 임상화학 검사와 암ㆍ감염성 질환을 검사하는 면역 검사를 동시에 진단하는 혈액검사기는 아직 존재하지 않아 세계 최초로 기록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은 지난 5월 이건희 회장의 경영복귀와 함께 이 날 제품을 출시한 의료기기를 포함해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LED ▲바이오제약 등 5대 신수종 사업에 23조3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삼성의 미래성장동력이 '그린과 헬스'로 압축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신사업의 첫 발이 의료기기라는 점은 의미가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넘버원을 추구하는 삼성의 입장에서 향후 시장전망이 밝은 의료기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의미가 있다"며 "이는 이 회장의 복귀로 경영속도가 한층 빨라진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의료기기 출시로 다른 사업군의 제품이 언제 어떻게 선보일 지도 관심이 가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삼성그룹은 이번 의료기기 외에도 김순택 부회장이 진두지휘하는 신사업추진단에서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LED 등 다른 4개 분야의 신사업도 진행 중이다.
그룹 관계자는 "다른 사업분야의 가시적 성과물이 나오는 시기가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신사업추진단과 각 계열사들이 사업성 검토 및 시제품 테스트 등을 통해 그룹의 미래성장동력으로 삼는데 지장이 없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해 향후 결과물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