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심 휘슬에 태극전사들 '`털썩'
월드컵 8강진출 좌절에 우리 선수들은 힘없이 주저앉았다. 석패에 아쉬움에 눈물을 쏟는 선수들도 있었다.
27일(이하 한국시간) 1-2로 뒤진 상황에서 인저리 타임 3분이 거의 소진된 가운데 동점골을 위해 역습을 나가던 태극전사들은 주심의 휘슬이 울리자 그 자리에서 동상처럼 굳어졌다.
땀과 비가 범벅돼 태극전사들이 93분을 누볐던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스타디움.
그리고는 `털썩'하는 좌절의 소리가 울려 퍼지듯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그 포메이션 그대로 무릎을 꿇고 앉거나 주저앉은 선수들은 한동안 미동도 하지 않아 그라운드 안팎에서 승리를 만끽하는 우루과이 선수들과 큰 대조를 이뤘다.
다른 선수들이 모두 무릎을 꿇어버린 가운데 차두리는 아예 미드필드에 주저앉아 분을 참지 못한 듯 눈물을 줄줄 흘렸다.
박지성, 김정우, 염기훈, 정성룡 등 하나같이 얼굴이 무척이나 어두웠고 누가 뭐라고 한다면 바로 울음이 터져 나올 것 같은 표정이었다.
차두리의 눈물은 끝내 오열로 변했고 선수단이 한국 응원단에 감사의 인사를 표하러 갔을 때도 계속 울먹거렸다. 대표팀의 고참 안정환이 다가가 어깨를 감싸며 위로했지만 울분을 참지 못했고 유니폼 상의로 연방 뜨거운 눈물을 훔쳤다.
태극전사들과 작별인사를 나눈 붉은 악마 등 한국 응원단도 좌절감을 이기지 못하고 스타디움을 떠나지 못했다.
패배한 태극전사들에게 없는 힘까지 모아 겉으로는 힘차게 `대∼한민국'을 외쳐줬으나 이들과 헤어지고 나서도 그로기에 빠져 자리를 지켰다.
하늘색 유니폼을 입은 우루과이 응원단이 모두 떠나고 필드가 적막을 되찾자 이들은 그제야 정신을 되찾은 듯 비에 흠뻑 젖어 무거워진 태극기와 응원 장비를 정리해 관중석을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