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서해 등 강남서 참패..시세도 폭락중
주상복합 아파트가 분양시장에서도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고가의 주상복합 아파트 시세가 고꾸라지고 있는 가운데 주상복합의 홈그라운드라고 할 수 있는 강남지역에서도 분양 참패가 잇따르고 있다. 주상복합 특성상 대형 평형이 많은 데다 분양가격 자체가 높다는 점이 수요자들에게 외면 받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대우건설이 잠실에서 분양한 잠실 푸르지오월드마크는 3순위까지 청약결과(누적) 평균 0.62대 1의 저조한 경쟁을 나타냈다. 전체 282가구를 공급했지만 108가구가 주인을 만나지 못해 고스란히 미분양으로 남았다.
특히 대우건설은 최근 거래시장이 침체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3.3㎡당 분양가격을 주변 시세보다 200만~600만원가량 저렴한 2600만원에 분양했음에도 불구하고 참패를 기록, 푸르지오 브랜드의 체면을 구겼다.
지난 4월 강남 노른자위 역삼동에서 분양한 서해종합건설의 '강남 서해 더 블루'도 3순위까지 청약결과 대거 미달사태가 벌어졌다. 분양가를 주변시세 보다 10%가량 낮췄지만 9개 주택형 중 5개 주택형이 미달됐다. 특히 가장 많은 20가구를 모집한 전용 70㎡는 단 3명이 신청, 0.15대 1의 경쟁률에 그쳤다.
특히 '강남 서해 더 블루'는 기존 주상복합과 달리 공급물량 전체를 전용면적 기준 84㎡ 이하의 중소형으로 구성하며 시장을 공략했지만 분양참패를 피해가지 못했다.
강북에서는 아예 청약률 제로에 가까운 단지가 나왔다. 이달 초 풍림산업이 서울 은평구 역촌동에 공급한 아그네스 풍림아이원 주상복합은 64가구 모집에 단 2명의 청약자만 접수하는 데 그쳤다. 청약률 '0'나 다름없는 초라한 성적인 것. 6개 주택 전 평형에서 미달됐고 125.34㎡만 청약자가 2명 있었다.
전문가들은 주상복합 아파트의 경우 앞으로도 미분양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주상복합보다 더 똑똑하고 편리한 대단지 아파트가 강남에 들어서고 있는 데다 최근 고가의 대형평형이 많아 가격의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부동산중개업계 관계자는 "주상복합만큼 편의시설을 갖춘 아파트들이 강남에 들어서고 있는 데다 관리비마저 비싸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면서 "분양시장 뿐 아니라 아직 강남에 팔리지 않는 매물도 많아 앞으로도 시장이 살아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