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에 놀란 가슴 스페인에 터진다?

채권시장 꽁꽁...10년물 4.6%로 급등

그리스발 재정위기를 계기로 스페인 기업과 은행들이 자본조달의 어려움에 직면한 가운데 국채금리가 급등하며 스페인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스페인 2위 은행 BBVA의 프란시스코 곤잘레스 회장은 14일(현지시간) "스페인 기업과 은행 대부분에 세계 자본 시장의 문이 닫혀 있다"면서 금융권의 자금줄이 막혔음을 호소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카를로스 오카나 스페인 재무장관도 이날 스페인 북부 도시 산탄데르에서 열린 경제 컨퍼런스에서 "스페인의 신용경색이 자국의 금융기관과 기업들에게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스페인 금융권 및 정부 고위 관계자의 이같은 발언은 스페인에 대한 유럽연합(EU)의 구제금융안 실행이 임박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오카나 장관은 스페인 정부가 구제금융을 요청하기 위해 협상을 하고 있다는 독일 언론의 보도와 관련해 "스페인은 EU 등 국제기구로부터 추가 자금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지 않다"며 부인했다.

스페인은 실업률이 20%를 기록하고 재정적자 또한 국내총생산(GDP)의 11.2%에 달하고 있지만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60% 미만으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스페인 정부가 강력한 재정긴축안을 발표하면서 경기회복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부채 뿐만 아니라 민간 부문 부채의 발행비용이 증가하고 은행과 기업들은 중장기적으로 유동성 공급과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실제로 스페인 은행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동성 공급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채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스페인의 10년물 국채금리는 0.25%포인트 가까이 오른 4.67%를 기록했다.

독일의 10년물 국채와의 금리 격차(스프레드)는 2%포인트로 늘어났다.

스페인 시장의 신용도 테스트는 오는 17일 스페인의 3년물 국채 입찰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곤잘레스 회장은 "스페인은 시장에서 신뢰회복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면서 "스페인 금융권의 미래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유로존 각국 정부가 4400억유로(약 5390억달러) 규모의 재정안정 매커니즘에 합의했지만 이 매커니즘이 스페인의 채무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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