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 또 할인..대형마트 입점 매장 ‘출혈경쟁’

입력 2010-06-15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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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판매 목표치 맞추려 편법할인 판매…대형마트 점포 늘수록 경쟁 더 심해져

지난달 지역 한 대형할인마트 삼성전자 가전매장에서 세탁기를 구매한 A씨(강서구·33)는 최근 해당 매장 매니저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매니저는 “본사에서 할인마트 매장에서 가격을 정가보다 할인해주고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내부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혹시 본사에서 전화가 오면 제품가격을 할인받지 않았고 상품권도 받아갔다고 말해 달라”고 부탁했다.

최근 대형할인마트 가전매장에서 삼성전자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 중 이같은 당부전화를 받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편법 영업을 단속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내부감사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일부 매장에서 일정가격 이상 사면 지급하는 상품권만큼 제품가격을 할인해주는 편법을 써 다른 매장에서 똑같은 물건을 비싸게 산 소비자들로부터 민원이 제기 된것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내부감사를 벌일 정도로 매장끼리 출혈경쟁을 하는 이유는 사실 본사의 정책변화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올해 가전제품 판매 목표치를 당초 계획보다 훨씬 상향조정했다.

2010년형 드럼세탁기 '버블에코'같은 경우 올해 판매 목표를 30만대 이상으로 잡았다. 이를 통해 국내 전체 드럼세탁기 시장의 47~48%를 점유하는 게 목표다. 이는 기존 히트모델인 버블 드럼 세탁기가 1년6개월 걸려 30만대를 판매했던 것과 비교하면 판매속도를 6개월이상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이건희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가전제품의 판매량을 당초 계획보다 30% 이상 높여 잡을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 매장의 압박감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의 한 가전매장 매니저는 “올해 본사의 높아진 판매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편법을 동원할 때가 있다”이라며 “특히 대형마트가 밀집해 있는 지역 매장들은 어쩔 수 없이 덤핑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여기에 지난 몇 년간 대형할인마트가 우후죽순 생기면서 인근 지역에 할인마트가 밀집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예컨대 홈플러스 가양점과 강서점은 1km이내에 인접해 있다. 홈플러스가 홈에버를 인수하면서 매장위치가 겹쳤기 때문이다. 근처에는 이마트까지 자리하고 있어 과잉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영등포 지역에도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등 3개 대형마트가 모두 인접해 있어 가격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등 대형마트 3사는 올해에만 모두 30개 안팎의 지점을 더 오픈할 계획이다. 특히 대다수 신규 오픈 예정지가 경기도 신도시나 부산, 대구 등 거점 도시기 때문에 서울에서만 발생하던 입점 점포간 출혈경쟁이 전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일부 매장의 편법 영업을 제재한다고 하지만 이는 사후약방문에 불과하다”며 “대형마트가 늘어나고 기업간 경쟁도 치열해지면 결국 입점 점포들은 제살깎기식 출혈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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