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국제시사프로그램 'W'는 11일 밤 11시50분 2010 남아공 월드컵 특집으로 남아공 현지의 모습을 조명한다.
제작진이 찾은 남아공의 대도시 케이프타운은 축제 분위기로 들떠 있었다. "남아공의 위상이 높아지고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올 것"이라는 게 거리에서 만난 한 시민의 기대다.
하지만 케이프타운 변두리로 나간 제작진은 '깡통타운'이라 불리는 컨테이너 밀집구역에서 남아공의 어두운 면을 발견한다.
이곳은 정부의 도심미화정책의 일환으로 시내의 판자촌이 강제철거되자 그곳에 살던 사람들이 모여 사는 임시 거주지다. 사람들은 더럽고 비좁은데다 변변한 화장실도 없는 열악한 환경 속에 살고 있는데, 그나마 컨테이너를 못 구한 사람들은 노숙을 해야 한다.
제작진은 요하네스버그 중심부에 있는 한 교회에서도 월드컵의 그늘을 본다. 정치ㆍ경제적 이유로 주변국에서부터 몰려온 난민들은 불법체류자로 거리에서 생활하다가 월드컵을 위해 '청소'된 뒤 이 교회에 모여 살고 있다.
월드컵의 개막을 앞두고 남아공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적지 않았다. 치안 부재와 통제 불능의 성매매 시장, 무섭게 번지는 에이즈의 공포가 그것이다.
성매매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주변국에서 4만명 이상의 성매매 종사자들이 남아공에 넘어와 있으며 소녀 납치와 인신매매도 성행하고 있다. 남아공의 에이즈 감염자 수가 600만명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월드컵 기간 에이즈가 무차별적으로 확산할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제작진이 남아공에서 만난 어떤 이들에게 월드컵은 '세계인의 축제'가 아니라 불행의 시작이었다. 노점상 하심 스탠리시는 "월드컵으로 이익을 보는 사람들은 대기업뿐이다. 결국 빈곤한 사람들은 계속 빈곤하게 남을 것이다"고 하소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