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량 할당한 정유사ㆍ주유소 계약 무효

법원은 정유사가 주유소에 석유공급 및 주유기 제공 계약을 하면서 판매량을 할당한 것은 무효라고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7부는 에쓰오일 주식회사가 주유소를 운영하는 동모 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주유소가 하루에 기름 60배럴 이상을 팔도록 약정한 조항은 공정성을 잃은 것으로 약관규제법에 따라 무효"라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매 목표량이 주유소의 의사에 관계없이 에쓰오일에 의해 일방적으로 설정된 것으로 보이고 경제 사정의 변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유류 판매량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률적으로 목표량을 정한 점을 고려하면 주유소에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라고 밝혔다.

이어 "계약 기간 위반을 이유로 에쓰오일의 기업이미지(CI)가 담긴 캐노피 간판 설치비 전액을 주유소가 부담하게 한 것도 캐노피 설치로 정유사는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주유소가 얻는 이익이 크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공정성을 잃어 무효"라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주유소가 에쓰오일에서 기름을 공급받기로 약정한 기간을 다 채우지 않고 다른 회사로부터 석유를 공급받는 등 계약을 위반한 책임을 인정해 에쓰오일에 2억1천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에쓰오일은 2006년과 2008년에 동씨의 주유소에 석유를 공급하고 주유기, 캐노피 등을 지원하기로 약정했는데 도중에 주유소가 다른 회사로부터 기름을 공급받자 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과 시설물 설치비 반환 등을 요구하며 4억8천여만원을 달라고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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