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미소금융 현주소] ③ 현대차, 6개월간 3억2천만원 대출

입력 2010-06-0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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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월에 10건 대출 이뤄진 꼴 ... 건당 집행액 540만원 불과

지난해 12월 18일, 현대차미소금융재단은 서민경제 지원에 직접 나선다는 취지로 서울 제기동 경동시장에서 1호점 현판식을 가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1월 말 재단 창립총회를 갖고 정태영 현대카드·캐피탈 사장을 재단 이사장으로 선임하고 재단 설립을 의결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현대차미소금융재단 지점수는 제기동 지점을 비롯한, 서대문 본점, 울산지점, 광주지점 등 네 곳으로 늘어났다.

광주와 울산에 지점을 낸 것은 대부분의 미소금융재단 지점들이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역적 편차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

하지만 현대차미소금융재단의 규모만 봤을 때는 무척 성장한 것처럼 보이지만, 상담건수나 방문자수, 대출건수 등을 살펴보면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

3일 현대차미소금융재단과 금융위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 5월 말까지 대출건수는 총 59건으로 집계됐다. 1개월에 10건 정도 대출이 이뤄진 셈이다.

6개월간 유선전화로 상담한 건수가 4300건(일평균 40건), 실제 방문자수 1500여건(일평균 14건)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건수가 실제 이뤄진 것이다.

총 대출금액 3억2000만원. 결국 1건당 평균 540만원의 대출이 이뤄진 셈이다.이는 대출을 원하는 고객은 많은데, 실제 수혜를 입는 고객은 턱없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액 면에서도 당초 연간 200억원씩 10년간 2000억원을 출연해 서민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미소금융사업에 활용할 것이라는 취지에 어긋난다.

이에 미소금융재단 관계자는 "200억원에서 15% 정도가 운영비로 나가며, 설립 초기이기도 하고 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금융사도 아니기 때문에 처음부터 대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무리"라고 말했다.

이처럼 현대차미소금융재단의 실적이 활발하지 않은 것은 지나치게 엄격한 미소금융 요건 때문으로 보인다.현대차미소금융재단 지원 대상자를 살펴보면 신청인의 보유재산이 대도시 1억3500만원, 기타지역 85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며, 보유 재산 대비 채무액의 비율이 50%를 초과해도 지원을 받을 수 없다.

현대차미소금융재단 관계자 역시 "고객들이 금융위 등 정부에서 제시한 대출기준이 까다로워 수혜대상자가 적은 것이 불만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에 금융위와 미소금융중앙재단은 지난달 2000만원 이하 소액대출에 대해 자기자본비율 요건을 종전 50%에서 30%로 완화하는 등 미소금융 지원 요건과 대출 절차를 개선해 시행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미소금융재단은 여타 미소금융재단과 달리 '미소학습원'을 운영해 대출사업뿐 아니라 자활할 수 있도록 창업 컨설팅까지 하고 있다.

'현대차미소학습원'은 대출사업만으로는 금융 소외계층의 자활을 돕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 교육 및 컨설팅을 통해 사업성공의 노하우까지 직접 제공하고자 개설된 무상교육기관이다.

특히 재무·법률, 마케팅, 운영, IT 등 4개의 전문 과정으로 커리큘럼을 구성해, 대상자들이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수강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현대차미소금융재단은 교육 수료 후에도 성공 창업을 위한 체계적이고 연속성 있는 컨설팅을 제공하는 '드림실현팀'운영을 통해, 사업 계획부터 인테리어, 디자인, 마케팅 등 창업에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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