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 주식담당 직원들 하소연...투자자 문의·항의 전화로 업무 마비
국내 주식시장이 글로벌 증시의 쇼크로 인해 큰 폭의 조정을 받자 주식담당자들의 업무가 밀려오는 투자자들의 전화로 업무마비 지경이다.
주식담당자란 투자자들의 궁금증과 회사 재무에 대한 문의 사항에 적극적으로 답변하고 회사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중요한 임무를 담당하는 직원으로 상장기업에서 주가방향을 가름하는 안내자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적극적으로 자신이 투자한 회사에 정보를 요구하는 능동적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엉뚱한 질문을 하거나 말도 안되는 논리로 괴롭히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어 업무가 녹록지 않다고 한다.
특히 주가가 오를 때에는 아무 걱정이 없지만 최근과 같이 주가가 떨어지는 기간에는 전화 연락이 두배 이상 급증한다고 전하고 있다.
상장기업 A사의 주식담당자 김모씨는 “다짜고짜 왜 주가가 떨어지냐고 묻는 투자자들이 많아 업무가 쉽지 않다”고 한숨을 쉰다.
또 다른 업체의 주식담당자는 “투자자들 중에는 우리보다도 더 많이 주식 관련 내용이나 회사 사정을 알면서 유상증자 계획, 자사주매입 시기 등을 물어보면서 자기가 보기엔 적정 주가가 이정도 수준인 것 같다고 진단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주가 떨어진 거 어떻게 책임질거냐고 막무가내로 우기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떨어지면 개인투자자들이 전화를 걸어 첫 마디로 내던지는 말이 ‘회사가 왜 이래, 사장 바꿔’라는 말이다.
주식담당자들은 개인 투자자들의 수준이 예전에 비해서는 몰라 볼 만큼 높아졌고 증권 및 투자 전반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높아서 어설프거나 이상한 질문을 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들어 금융감독 당국이 실적 예상 전망에 대해 엄격히 적용하고 있는 데 투자자들은 올해 실적 전망과 내년도 예상 전망에 대해 왜 떳떳하게 밝히지 않냐는 식으로 묻는 투자자들 때문에 담당자들은 곤혹스럽다고 말하고 있다.
한 주식담당자는 "투자자들도 주식 투자 손실로 마음이 아픈 것은 이해가 된다"면서도 "막무가내 식의 질문과 심지어 욕설까지 들을 때면 말할 수 없는 모멸감도 받게 된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