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까지 올라갈지 예측을 할 수 없습니다. 외환보유액이 충분하고 펀드멘털도 안정적인데 왜 원화 매도세가 나오는지.. 지금으로서는 '오버슈팅'이라고 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하루만에 30원 넘게 급등하면서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9.50원 오른 1224.00원에서 출발해 오전 중에 1270원까지 폭등했다.
환율 폭등은 스페인 은행 구조조정 등에 따른 재정위기가 그리스를 넘어 남유럽 전체를 덮칠 것이라는 우려로 코스피지수와 유로화가 급격한 약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급상으로는 수출업체 네고 물량과 은행권 롱처분 물량 등 달러 공급 물량이 자취를 감추고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 매수와 같은 달러 매수세만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역외가 달러 매수에 주력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그리스보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비중이 훨씬 큰 스페인의 금융기관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시장심리가 달러화 상승을 전망하는 쪽으로 급격히 쏠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외환보유고와 펀드멘털도 안정적인데 외국인들의 급격한 매도세가 나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손을 들었다. 다만 환율 변동성이 높은 만큼 당국에서 개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염상훈 SK증권 애널리스트 "적정가치 따지면 환율이 한참 밑에 있어야 하는데 10일 영업일만에 100원가까이 급등했다"며 "오늘 환율이 얼만큼 폭등할지 예측할 수도 없고 설명하기도 애매하다. 비정상이라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염 애널리스트는 "외환보유고나 펀드멘털이 안정적이지만 원화는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팔자' 현상이 나타나 오버슈팅이 된 것 같다"며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당국에서 직접 개입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대일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환율 전망에 대해 "솔직히 잘 모르겠다"며 "스페인은행과 유럽발 재정위기에 대한 시그널이 부족해서 원화약세가 이어진 것 같다"며 "여기에 우리나라에 대한 지정학적 리스크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