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천안함 "韓 대응 잘해" 기고문 하루만에 삭제

입력 2010-05-23 14:20수정 2010-05-2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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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외교적 부담에 민감 반응한 듯

중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가 한국 정부가 천안함 사태에 대해 국제사회와 공조해 과학적이고 신중한 대응을 했다며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남북한에 대해 등거리 외교를 펼치고 있는 중국에서 이 기고문은 게재된 지 하루만에 삭제돼 중국 정부가 천안함 사태에 대해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장롄구이(張璉괴<王+鬼>)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는 20일자 중국 신민망(新民網)에 올린 기고문에서 "한국 정부는 사건 발생 후 조사의 진전과 증거를 확보함에 따라 점진적으로 결론을 얻어냈다"면서 매우 신중하게 처리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 교수는 "한국은 조사결과의 과학성과 신뢰성 제고를 위해 민·군 합동조사를 하고 미국, 영국, 호주 등 각국 전문가가 공동으로 참여해 결론을 도출했다"면서 "이는 중대한 문제에서 소통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국제사회의 모델이 될 만하다"고 호평했다.

장 교수는 기고문에서 중국 측의 책임 있는 태도를 주문했다.

그는 "중국은 이 문제에서 어떤 한쪽을 일방적으로 편들어서도 안되며 한쪽을 위해 죄가 없다고 변론해서도 안된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책임있는 대국인 중국은 국제사회와 함께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및 동아시아의 장기적인 평화·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실질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또 "한국은 유사 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외교, 경제, 군사적 강경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북한에 대한 무력 사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발표 직후 전쟁을 언급하며 반발한 북한에 대해서도 "전형적인 전술이기는 하지만 실제 행동에 옮길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장 교수는 "천안함 사건 발생은 한반도 비핵화가 파괴된 것과 상당한 관련이 있다"면서 "한반도 비핵화가 깨진 뒤에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유지될 수 있다고 믿는다면 이는 너무 선량한 염원(순진한 생각)일 뿐"이라는 말로 칼럼을 마무리했다.

천안함 사태에 대해 북한보다는 한국 쪽으로 기운 중국 전문가의 견해를 담은 이 기고문은 게재된 다음날인 21일부터 신민망을 비롯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삭제됐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중국 정부가 한국으로부터 통보받은 조사결과를 자체적으로 평가·분석작업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나온 이 기고문 내용은 중국 정부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것일 수 있다"면서 "사이트에서 삭제된 것은 중국 정부가 천안함 사태를 상당히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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