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 사장 취임 후 5개월동안 한건도 없어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건설) 정연주호가 출범한지 5개월여가 지났지만 국내 턴키(설계ㆍ시공 일괄입찰)공사 수주가 단 한건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20일 본지가 조달청 등 자료를 토대로 현재까지 공공공사 수주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발주된 턴키공사 중 삼성물산에서 수주한 공사는 전무했다. 작년 11월 이후 2달동안 무려 5000억원이 넘는 턴키공사를 쓸어담았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그렇다고 정연주호 출범이후 삼성건설이 국내 턴키공사 수주를 아예 포기한 것은 아니다. 올 초부터 지금까지 총 7건(토목4건 건축3건)의 턴키 공사에 주간사로 나서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지만 수주 경쟁에서 밀리며 번번히 고배를 마셨다. 그나마 400억원 규모의 '육상진흥센터 건립공사' 중소형 공사 한건을 건졌지만 이는 정연주호가 출범하기 전에 발주된 공사다.
삼성건설은 올 초 매출목표를 작년보다 4조635억원 많은 10조735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수주목표도 경쟁력 강화와 신시장과 상품을 개발한다는 조건아래 작년대비 88.6% 증가한 19조로 올려잡았다. 특히 건축과 토목, 플랜트 사업 분야를 중심으로 해외에서 작년 15억7000만 달러보다 무려 422% 증가한 82억달러를 수주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연주 사장이 자신하고 있는 해외시장 수주를 극대화 시킨다면 달성 가능한 목표치라는 것이 삼성건설의 계산이다.
하지만 경영목표 그 어디에도 국내 턴키공사 수주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만 정연주 사장이 공공공사 수주 극대화를 꾀하기 위해 기술직 임원을 대거 영업부문으로 전환 배치시켰다는 것으로만 알려졌을 뿐이다.
업계에서는 삼성건설의 국내 턴키공사 수주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임직원들의 턴키공사 수주에 대한 기술력과 노하우, 인력운용 능력 등이 경쟁사에 비해 약하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올 초부터 지금까지 입찰 경쟁에서 설계에 대한 기술력을 요구하는 턴키 공사의 점수가 경쟁상대보다 낮았다는 것은 이를 방증하는 것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회사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국내 턴키공사 수주를 못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기술력과 영업력이 뒤떨어지기 때문"이라며 "삼성건설이 해외에 자신이 있다고 하더라도 국내 턴키공사 수주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목표달성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금까지 삼성건설의 능력을 볼때 앞으로 나올 예정인 1000억원 이상 턴키공사 발주마다 경쟁사들에게 밀릴 가능성이 크다"며 "외발 자전거와 같은 영업방식으로는 매출 신장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인력쇄신 등을 통해 강도높은 영업전략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건설은 1ㆍ4분기 매출은 국내 공공공사 수주 실적의 감소 등으로 인해 전분기 대비 무려 2498억원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