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관광 1년 성과, 국내병원 94% "아직까진 기대 이하"

입력 2010-04-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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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조사…19% '작년보다 외국인환자 늘었다'

지난해 5월 외국인환자 유치가 허용된 이후 우리나라 의료관광사업의 성과는 아직까지 국내 병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외국인환자 유치등록을 한 국내병원(종합병원·병원·의원) 460여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의료관광 시행 1년, 성과와 과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까지 의료관광사업의 성과'에 대해 응답병원의 93.9%가 '아직 기대만큼 성과가 나지 않았다'고 답해 '기대한 만큼 성과가 있었다'(5.7%), '기대이상의 성과가 있었다'(0.4%)보다 월등히 많았다.

작년에 비해 외국인환자가 늘었다는 응답도 많지 않았다.

'외국인환자 추세가 어떤지'를 묻는 질문에 '작년보다 늘었다'고 답한 병원은 18.6%에 그쳤고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란 응답이 67.5%로 가장 많았다. 작년에 비해 '외국인환자가 줄었다'는 답변도 9.1%로 적지 않았다.

의료관광사업에 대한 만족도는 병원·의원에 비해 종합병원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관광사업의 성과를 병원 형태별로 분석해보면 '기대만큼의 성과가 있었다'는 응답이 종합병원은 15.5%로 병원 3.5%, 의원 4.4%에 비해 3배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을 찾는 외국인환자의 추세도 종합병원의 경우 절반가량(53.5%)이 '작년에 비해 증가했다'고 답해 병원(15.3%)과 의원(13.2%)에 비해 성과가 좋았다.

우리나라 의료관광사업의 최대 강점은 '의료기술'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병원의 75.1%가 자신의 강점으로 '의료전문성'을 꼽았고 '의사소통 등 서비스'(6.5%) '가격경쟁력'(6.3%), '병원시설'(4.8%), '마케팅능력'(3.7%) 등이 그 뒤를 이었으나 소수에 불과했다.

국내 병원들이 생각하는 약점으로는 마케팅·서비스·관광 등이 지목됐다.

'외국인환자 마케팅 능력'(36.0%)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관광프로그램'(21.9%), '서비스수준'(20.0%)이 약점이라는 답변이 그 뒤를 이었다.

뒤늦게 의료관광 경쟁에 뛰어든 우리나라의 경우 고급형 전문치료 프로그램이라는 적합하다는 인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용측면에서 우리나라가 추구해야할 의료관광 상품으로는 '기초검진 중심의 관광상품'(24.9%) 보다 '전문치료를 위한 의료중심의 상품'(75.1%)이란 응답이 3배가량 많았다.

가격측면에서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한 고급상품'이 적합하다는 답변이 84.4%로 훨씬 많았다.

태국이나 싱가폴 등이 의료관광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의료수준', '관광자원'보다 '정부지원'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태국·싱가폴의 성공요인으로 응답병원의 절반(56.8%)이 '의료관광 육성을 위한 정책적 지원'(56.8%)을 꼽아 '뛰어난 관광자원을 활용한 프로그램'(21.3%), '영리의료법인 허용 등 의료산업화'(12.1%), '가격대비 뛰어난 의료수준'(9.8%) 등 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외국인환자 유치가 허용되면서 새로운 일자리 창출효과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환자 유치사업을 진행 중인 병원이나 유치업자 5곳 중 1곳(20.2%)은 '의료관광사업을 위해 신규 인력을 채용했다'고 답했다. 고용인원은 평균 2.2명이었다.

향후 인력확충, 시설투자 등 의료관광사업에 대한 투자계획에 대해 응답병원의 38.8%는 '현재보다 확대할 계획이 있다'고 답해 기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투자확대 계획은 없다'는 답변이 61.2%로 가장 많았고 '현재보다 축소할 계획'이라는 응답은 전혀 없었다.

외국인환자를 유치하는데 가장 큰 애로요인으로는 '환자유치·마케팅방법 부재'(27.5%)를 지목한 병원이 가장 많았으며 '진료계약서, 의료보험 등 복잡한 외국인환자 유치절차'(18.3%), '언어소통 등 대응서비스'(13.4%), '시설, 인력 투자자금 부족'(12.0%), '의료분쟁 발생시 문제'(11.2%) 등이 주요 애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의료관광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과제로는 '보험·분쟁예방 등 법제도 정비'(33.0%)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대외홍보, 마케팅 활동 지원'(28.0%), '의료관광 전문인력 양성 확대'(15.8%),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병원 육성'(13.7%) 등의 순이었다.

박종남 대한상의 조사2본부장은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관광은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우리나라의 의료수준이나 가격경쟁력은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제도적 기반을 갖추고 해외 마케팅 지원, 전문인력 양성 등 정부지원이 뒷받침 된다면 앞으로 보다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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