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입력 2010-04-2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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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한국시간) 올해 재정 적자가 당초 목표치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2.7%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장관은 워싱턴 페어몬트호텔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단독인터뷰를 통해 "한국 경제는 올해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다. 정부의 연간 5% 성장은 보수적으로 잡은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윤 장관과 일문일답.

-G20 의장국을 처음 맡아본 소감은.

▲의장국으로서 우리나라의 높아진 위상을 실감했다. 미국 등 주요국 양자면담이 쉽게 결정되고 주요국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을 리드하면서 세계경제 주요 현안에 대한 의사 결정을 하고 합의 내용을 코뮈니케로 작성하고 G20 국가들을 대표해 회의 결과를 기자 회견을 한 것 등이 기억에 남는다. 높아진 위상과 함께 우리나라가 주요한 플레이어로서 세계경제의 회복과 지속가능한 균형 발전에 상당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이번 회의에서 아쉬웠던 점은.

▲아무래도 세계 유수의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을 모아놓고 진행하는 첫 회의였기 때문에 초반에 다소 긴장했던 것도 사실이다. 다음 회의부터는 더욱 여유 있게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6월 부산 재무장관회의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질 의제는.

▲부산 회의는 토론토 정상회의를 준비하는 성격으로 이전 정상회의에서 부여받은 임무에 대한 진행상황 점검이 중심이 될 것이다. 프레임워크 논의, 다자개발기구 자본 증액 등 국제금융기구(IFI) 개혁, 금융권 분담방안 논의 등 금융규제, 금융안전망 추진 현황 및 중간 점검이 이뤄질 거다.

-11월 서울 정상회의에서 구체화될 의제는.

▲서울 정상회의는 프레임워크, IFI 개혁, 금융규제, 글로벌 금융안전망 등 주요 이슈에 대한 구체적 합의를 도출하는 회의가 될 것이다. 프레임 워크의 정책 권고를 마련하고 IMF 쿼터 및 지배구조 개혁 완료 등 IFI 개혁, 자본규제 및 금융권 분담 방안을 완료하며 금융안전망의 구체적 방안이 마련된다.

-신현송 청와대 보좌관이 금융권의 단기 외화 차입을 포함한 비예금성 금융부채에 은행세 도입을 주장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정부는 재정부, 금융위, 한은, 금감원 등 관계기관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은행세 도입 여부를 심도있게 검토 중이며 도입 여부와 구체적인 부과기준, 대상에 대해서는 G20의 논의 결과 및 도입에 따른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계획이다. 신현송 보좌관의 경우 비예금부채에 과세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 같은 방안도 태스크포스에서 다른 여러 가지 방안과 함께 검토 중이다.

-저금리 부작용에 대해 최근 언급했는데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가 저금리 기조에서 탈출할 시기가 가까워졌다고 볼 수 있나.

▲저금리의 폐해는 원론적인 차원에서 말한 것이며 당연한 얘기다. 그래서 출구전략 얘기가 나오는 거 아닌가. 지난 금융위기 때 저금리 과잉유동성이 처음에 부동산을 강타했다. 결국 과잉유동성을 그냥 두면 자산시장을 흔들어 버블상황에 이를 것이 뻔하다. 우리가 지금 금리를 안 올리고 버티는 것은 자산시장이 안정돼 있기 때문인데 호주의 경우 이미 금리를 두 번이나 올렸다. 중요한 것은 타이밍을 놓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너무 늦거나 빨라서도 안된다.

-최근 IMF가 한국 경제전망을 유지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IMF는 향후 경제를 아주 좋게 보고 있으며 계속 상향해왔다. 이 같은 IMF 인식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번에 IMF 총재를 만났을 때 "외환 위기 당시 IMF 총재인 캉드쉬처럼 되지 말라"고 충고한 배경은.

▲캉드쉬가 IMF 총재로 있을 때 한국에 외환위기가 왔다. 당시 IMF는 일반적인 룰을 일괄적으로 적용하고 초긴축 정책을 취해 우리나라가 많이 어려웠다. 나중에 IMF가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긴축 정책을 대폭 완화해 유동성 회복에 도움이 됐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에는 IMF에 돈을 빌리면 큰일 나는 줄 아는 '막연한 두려움'이 생겼다. 전세계에도 그런 인식이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스티글리츠 교수가 IMF는 어리석은 집단이라고 말했는데 나도 운영을 잘하라는 의미에서 충고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IMF 총재에게 말한 것은 오는 7월 대전에서 열리는 IMF 콘퍼런스 때 방한했을 때 잘 하라는 의미도 담고 있었다. 그랬더니 스트로스 칸 총재도 웃더라. 그도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았을 것이다. 현재 IMF의 최대과제는 회원국의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다.

-올해 한국 경제의 더블딥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하는데 견해는.

▲누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나. 더블딥은 없다. 올해 우리 경제가 상고 하저로 가지만 회복세는 계속 되는 모양새다. 1분기에 7%대 성장을 하지만 하반기에는 그렇게까지는 될 수 없으며 연간 5% 성장이 될 것이다. 근거없는 낙관도 조심해야 하지만 근거 없는 비관도 조심해야 한다. 과거 정부가 장밋빛 전망을 해놓고 실제로는 그 이하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 신뢰를 많이 잃었는데 지금은 정반대로 정부가 가장 보수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5.5%, 한국은행도 5.2% 성장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우리는 5%로 보수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 그리스 구제금융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본다. 그리스에 대한 익스포저가 미미하다. 우리한테까지 영향을 미치려면 미국, 중국 등 세계 경제에 먼저 영향을 줘야 하는데 그렇게까지 되지는 않으리라고 본다. 다만 그리스 사태가 해결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우리 재정적자 수준에 대한 전망은.

▲올해 재정 적자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7%로 잡았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낮아질 것이다. IMF는 한국을 재정균형 모범국가로 보고 있는데 행정력, 조세시스템 등을 상황에 맞게 변화시키는 능력이 뛰어나다. 탄력세율, 재정 지출 등 정부의 재정 능력이 있다. 그러나 글로벌 침체 이후 국가채무가 급진적으로 늘었다. 앞으로 5년 단위 중기 재정 운용을 해서 2013-14년에는 재정 균형을 만들 것이다. 작년에도 재정 적자를 GDP 대비 5% 적자로 봤는데 실제는 4.1% 적자로 줄었고 올해는 당초 계획인 2.7% 적자 아래로 관리하려고 하고 있다.

-고용이 언제쯤 좋아질 것이라고 보시는지.

▲이는 전 세계가 앓는 공통된 고뇌다. 기본적으로 민간의 자생력이 회복돼야 고용이 좋아질 수 있다. 정부는 고용의 주체가 될 수는 없다. 굳이 얘기하자면 고용은 하반기가 되면 나아지지 않겠나. 현재 외국계 투자은행들이 한국 전망에 대해 매우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데 이 같은 전망을 토대로 생각해 본 거다.(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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