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달러 규모…한국 5000만 달러 출연
개발도상국 농업생산성 향상을 지원하기 위한 국제기금이 미국 워싱턴에서 출범했다.
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중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재무부에서 개최된 `농업.식량안보기금' 출범식에 설립회원 자격으로 참석했다.
기금은 지난해 미국 피츠버그 G20 정상회의 때 곡물가격 상승과 경제위기로 인해 심각한 빈곤과 식량난에 신음하는 개도국들의 농업생산성 향상과 농촌환경 개선을 지원하려는 목적에서 설립키로 합의된 기구다.
기금은 10억달러 규모로 출범하며 한국은 5000만달러, 미국 4억7500만달러, 캐나다 2억3000만달러, 스페인 9500만달러, 민간재단인 게이츠재단이 3000만달러를 출연한다.
기금은 2015년까지 1일 소득 1달러 미만의 인구를 1995년 수준의 절반으로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금에는 공공 및 민간 부문 2개 창구를 개설하고 유무상 지원 형태로 관개사업, 창고 등 인프라사업, 중소 농기업 및 농민 금융지원 사업 등을 벌일 예정이다.
의사결정기구인 운영위원회는 최초 공여국인 한국·미국·캐나다·스페인과 기금 수혜국, 세계은행(WB) 고위직, 유엔 사무총장 식량안보 특별대표로 꾸려지고 합의제 방식으로 운영된다. WB는 수탁기관으로서 기금운영을 담당한다.
이날 출범식에는 미국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과 톰 빌색 농무장관, 스페인 엘레나 살가도 재무장관, 캐나다 짐 플래허티 재무장관, WB 로버트 졸릭 총재, 게이츠재단의 빌 게이츠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윤 장관은 기금 창립회원들과 회의 자리에서 "극심한 식량난과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진국의 적극적 지원도 필요하지만 개도국 스스로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농산물 무역장벽과 투기 등 시장불안 요인에 대해 G20 등 글로벌 협력체제를 통해 대처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윤 장관은 "한국은 경제개발 초기단계인 1950~1960년대 심각한 빈곤과 식량부족을 경험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며 "한국이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변모한 모범국가인 만큼 풍부한 개발경험을 바탕으로 농업부문 등에서 개도국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한국은 2010년 G20 의장국으로서 식량안보 등 글로벌 이슈에 적극 참여하고 G20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해 G20 체제의 신뢰성 확보와 위상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기금 설립에 따라 개도국 공적개발원조(ODA) 확대와 개발경험의 공유 등을 통해 개도국 지원의 효과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