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의 KT와 안드로이드폰으로 승부수 띄운 SKT의 대리전 양상
"한판 붙읍시다. 단 혼자로는 아직 역부족이니 연합군으로 대항하겠소."
안드로이드폰이 아이폰에 도전장을 냈다. 다만 1대1 싸움은 아니다. 아이폰대 안드로이드폰 연합군의 1대 다(多) 대결이다.
이번 대결은 특히 SKT와 KT의 대결구도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출시됐거나 출시될 안드로이드폰은 대부분 SKT를 통해 출시된다. 반면 KT는 여전히 아이폰으로 밀어붙이는 상황이다.
늦어도 다음 주 내로 삼성전자의 국내 첫 안드로이드폰 갤럭시가 SKT를 통해 출시된다. 3.7인치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디스플레이에 안드로이드 최신 2.1 운영체제(OS)에 800MHz 프로세서를 장착했다.
당초 2월말께 출시될 예정이었으나 완성도를 기한다며 계속 늦춰온 제품이기에 소비자들의 큰 기대를 얻고 있다. 삼성은 독자 UI를 가다듬고 내부 메모리도 600MB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일 팬택이 첫 선을 보인 안드로이드폰 '시리우스'도 26일 예약 판매에 들어간다. 3.7인치 AMOLED 디스플레이에 국내 처음으로 퀄컴 스냅드래곤 1GHz 프로세서를 갖췄다. 플래시도 지원해 인터넷 페이지가 실제 PC와 똑같이 구현된다.
안드로이드폰 진영의 기대작인 삼성전자 '갤럭시S'도 6월께 출시될 예정이다. 4인치 슈퍼아몰레드(S-AMOLED) 등 막강 하드웨어와 새로운 UI를 탑재했다. 아이폰에 맞설 안드로이드 연합군의 선봉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해외 제조사의 움직임도 거세다. 구글의 독자 스마트폰인 넥서스원 제조사로 유명한 HTC는 안드로이드폰 '디자이어'를 내달 10일 출시한다. 역시 SKT를 통해서 선보인다.
안드로이드 2.1 OS를 기반으로 1GHz 퀄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와 3.7인치 AMOLED 디스플레이에 정전식 터치스크린을 채택했다. 뉴스나 메일 등 정보를 맞춤형으로 관리할 수 있고 각종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취합해 보여주는 기능도 추가됐다.
4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X10도 이르면 내달 국내에 첫 데뷔를 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아이폰을 상대로 특정 스마트폰이 대결을 펼치기엔 무리인 게 사실"이라며 "안드로이드 진영이 세를 모아 소비자를 끌어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안드로이드 연합군의 파상공세에 맞설 KT는 아이폰을 믿고 있지만 효과가 언제까지 갈 지에 대해선 고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KT는 아이폰 출시 5개월만에 50만대를 판매하며 국내 휴대폰 시장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지만 아이폰 이후의 뚜렷한 스마트폰 라인업이 없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
국내 첫 안드로이드폰이란 타이틀로 LG전자 '안드로-1'을 출시했지만 낮은 사양으로 인해 신통치 않은 성적표를 내고 있다.
결국 KT로서는 아이폰 뿐 아니라 다양한 안드로이드폰 라인업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구글 넥서스원, 아이폰 4G 모델 등을 출시하며 스마트폰 선구자의 이미지를 다시 한번 심는 것도 중요하다.
변수도 있다. SKT가 KT를 제치고 독자적으로 혹은 함께 차세대 아이폰을 출시할 경우이다. 이경우 KT의 입지는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