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고령화로 실버상품들이 각광을 받고 있는 일본 실버시장을 분석한 자료가 나왔다. 코트라는 최근 ‘일본 실버산업 현황과 비즈니스 기회’ 보고서를 내고 일본에서 히트 중인 실버상품과 우리 기업의 유망 진출분야를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일본에서는 독거노인이 혼자 숨을 거두는 경우를 예방하기 위한 ‘고독사(孤獨死) 방지서비스’가 등장했다.
아파이아시스템社에서 개발한 것으로 집안의 전기사용량, 온도변화, 창문의 개폐상황 등 독거노인의 생활리듬을 인터넷사이트로 표시하여 외부인이 메일로 전송받을 수 있도록 했다.
유니캠 유먼 케어사는 'Humany'라는 소변흡인로봇을 개발해서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기저귀에 부착된 채뇨(採尿)패드가 소변을 감지하면 펌프가 작동하여 소변을 흡수하도록 했다. 이 제품으로 야간의 기저귀 교환이 필요 없게 되어 고령자와 보호자의 편의성을 향상시켰다.
규수(九州) 나가사키현에 본사를 둔 벤처기업인 퀴네토 재팬사는 시니어용 난간을 판매하고 있다. 일직선인 기존 난간이 손힘이 부족한 노인들에게 미끄럽다는 점에 착안해 물결 모양의 난간을 개발했다. 난간이 손잡이와 지팡이의 기능까지 갖춘 것이다. 2004년 상업화 된 후 불과 3년 만에 약 4만 건의 시공실적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쉽게 넘어지고 쉽게 골절되는 고령자를 위한 ‘뼈(骨)가드’라는 속옷도 등장했다. Naigai Imu社가 개발한 이 제품은 넘어질 때의 충격을 1/2∼1/3까지 흡수하여 골절을 방지한다. 산보나 쇼핑 등 활동적인 고령자를 타깃으로 백화점 부인속옷 매장 등에서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다.
이밖에도 일본에서는 GPS 기능 등이 갖춰진 고령자용 휴대폰, 고령자와 육체적, 정신적으로 상호작용이 가능한 치유용 로봇, 발열부분에 손이 닿기 어렵게 만든 다리미, 생각으로 조종이 가능한 전동 휠체어 등 첨단기술과 독특한 아이디어를 활용한 고령자를 위한 다양한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보고서는 일본 실버시장을 활용하는 방안으로 한류를 적극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일본 시니어여성들이 한류와 관련해서 지출하는 돈이 수백억 엔 규모로 추정되는데 시간적 여유가 많은 일본 고령층이 한류에 이끌려 한국 관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한식체험과 의료서비스가 부가된 상품을 개발한다는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일본인들이 최근 들어 한의학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이용, 한의학, 한약, 한방 화장품의 일본 진출도 유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도 한국의 IT 기술을 활용한 제품들의 개발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배회(徘徊)노인 감시 시스템, 고령자용 완구, 자동배설처리장치, 연하장 편집 소프트웨어와 같은 고령자를 위한 IT 제품들도 시장진출이 유망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한정현 코트라 일본사업단장은 “일본 실버시장 규모가 올해 810조원 규모에 달할 것”이라며 “한류와 IT 등 응용기술을 잘 활용한다면 진출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