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도요타자동차의 차량 결함 은폐사실을 밝히기 위해 수사의 고삐를 단단히 조이고 있는 가운데 도요타 임원들이 일부 차종의 기술적 결함을 일찍부터 은폐해온 사실을 입증하는 이메일이 발견돼 파문이 일고 있다.
다우존스 뉴스와이어가 7일(현지시간) 확인한 바에 따르면 도요타 임원들은 지난 1월 기술적 결함 사실을 발표할 시기를 놓고 논의했다.
그러다 같은달 16일 임원 한 명이 “이 문제를 숨겨둘 시기는 끝났다”고 선언한 이메일이 도요타 사내 자료에서 발견됐다.
문제의 이메일은 가속페달의 급가속과 그외 안전성에 결함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800만대 규모의 리콜과 관련 최종 신고를 하기 며칠전에 발송됐다.
미 교통부는 지난 5일 도요타에 1640만달러(약 18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는 안전성과 관련된 결함 가능성을 미국의 안전규제에 따라 제때 통보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자동차 메이커에 대한 과장금으로는 사상 최고액이었다.
그러나 도요타는 교통부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만큼 이번에 발각된 이메일은 적지 않은 파장을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이메일을 보낸 장본인은 미국 도요타자동차판매의 환경ㆍ홍보담당 어브 밀러 부사장이다. 그는 당시 이메일에서 경영진이자 코디네이터인 고가네이 가쓰히코에게 “말하기 어렵지만 일부 메이커가 만든 일부 차종의 가속 페달에 기술적 결함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했다.
그는 또 “이 사실을 감추면 고객(의 안전)은 지킬 수 없다”며 “사실을 숨겨둘 시기는 끝났다”고 적었다.
밀러 부사장은 이메일을 통해 “자초지종을 보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 문제로 도요다 아키오 사장이 워싱턴에 가서 규제당국과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 규제당국은 가속 페달이 바닥 매트에 걸리는 결함 가능성에 대해 지난 1월 도요타 임원과 실제로 만나 리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사실에 대해 도요타에 확인을 의뢰했지만 답변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레이 라후드 미 교통부장관은 지난 5일 인터뷰에서 도요타에 대한 수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라후드 장관은 “나는 도요타에 대해 강한 불신감을 갖고 있다”며 “도요타차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고 정보를 은폐하고 있지 않다는 판단이 설 때까지 계속 추궁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