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사우디아람코가 미국과 아시아에 5월 공급하는 경질유의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고 아라비안비즈니스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사우디아람코는 성명을 통해 아시아의 경질유 수출가격을 1달러 올린 배럴당 2.10달러에 책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우디가 원유 가격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아거스 고유황 원유지수(ASCI) 보다 높은 것이다. 사우디는 올 1월부터 영국 유가 산정회사 아거스(Argus)가 개발한 ASCI를 기준으로 원유 가격을 정하기로 했다.
미국에 공급되는 초경질유 프리미엄도 4월보다 40센트 오른 배럴당 1.35달러로 인상됐다.
미 에너지정보국(EIA)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사우디가 미국에 수출한 원유량은 캐나다와 멕시코 베네수엘라에 이어 4번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사실상 이끌고 있는 사우디는 지난 2008년 OPEC의 석유생산량 감축 결정을 주도하기도 했다.
OPEC는 지난달 1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원유생산량을 현 수준에서 동결키로 결정했다. 지난해 국제유가가 78% 가량 급등한 만큼 대부분의 OPEC 회원국은 수익을 얻기 위해 할당량을 초과해서 원유를 생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우디는 또한 지난달 1일 평균 82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 이는 전달에 비해서는 5만 배럴 줄어든 것이지만 OPEC 할당량 보다는 20만 배럴 많은 것이다.
아람코가 아시아에 수출하는 경질유와 초경질유의 가격은 지난 3달간 하락했다가 이번에 반등한 반면 중질유 가격은 낮아졌다.
경제 위기로 미국과 유럽의 석유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사우디는 아시아에서 석유수출국으로서의 위상 강화를 모색 중이다.
사우디는 중국과 석유정제 시설을 합작으로 건설하고 있으며 지난 2월에는 인도에 공급하는 원유량을 연간 4000만t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