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화 설비 비율에 따라 올해 실적 차이 확대
지난해 최초로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던 정유업계가 올해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내 정유사들의 1분기 실적은 각 업체별 사업구조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정유업의 경우 일반적으로 고도화 설비 비율과 해외자원 개발, 윤활기유 생산능력 여부, 정기보수등에 따라 실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고도화설비'란 벙커C유를 재처리해 휘발유, 경유, 등유를 생산하는 공정이다. 고도화율이 높다는 것은 벙커유를 직접 판매하는 비중이 낮다는 의미다. 즉 휘발유나 경유등 부가가치가 높은 경질유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되는 벙커 및 아스팔트 판매 비중이 낮으면 동일 조건에서 수익성이 크다는 것.
31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의 고도화율은 에쓰오일, GS칼텍스, SK에너지, 현대오일뱅크 순으로 에쓰오일이 가장 높다. 따라서 업계는 정제 마진 개선으로 국내 정유사의 실적 개선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고도화 설비 비중이 높은 에쓰오일의 개선 탄력도가 가장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에쓰오일은 올해 들어 No.2 CDU 25만b/d 설비 및 고도화설비, 기유 공장 정기보수를 단행해 1분기 실적은 경쟁사 대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최대의 정유사 SK에너지는 1분기 실적개선이 가장 크게 이루어질 전망이다. 정제부문의 점진적 개선과 E&P 생산량 증가에 따른 영업이익 증가로 견조한 흐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최대 생산업체에도 불구하고 고도화율이 낮은 것이 업황 추세 전환의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GS칼텍스는 올해 9월경 No.2 HOU(Hydrocracker)를 가동할 예정이어서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는 2011년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영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쓰오일은 벙커 및 아스팔트 판매 비중이 10% 미만으로 국내 정유사 가운데 가장 낮아 실적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GS 칼텍스의 경우 현재는 16.8% 수준이나 9월경 고도화설비 가동 후에는 벙커 및 아스팔트 판매 비중이 8% 수준까지 떨어지게된다. SK 에너지는 가동률에 따라 변화는 가능하나 기본적으로 20% 수준의 벙커 및 아스팔트 판매 비중이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