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은 27일 서해 백령도 서남방 해상에서 침몰한 초계함 천안함(1천200t급)에 접근해 실종자 수색과 함께 사고원인 규명작업을 벌일 계획이었으나 해상의 기상 악화로 실패했다.
해군은 이날 오후 해난구조대(SSU) 잠수요원 18명을 사고 지점에 투입해 실종자 수색과 구멍이 발생한 선체에 대한 조사를 벌일 예정이었지만 해상의 기상 악화로 두 차례 입수하지 못했다. 실종된 승조원 46명의 행방은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 사고 해상은 파고가 2m, 풍속 20노트, 조류 3노트, 시정 3마일로 SSU 요원들이 잠수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날이 저물고 기상이 호전되지 않아 침몰한 함정의 탐색ㆍ조사ㆍ구조작업을 28일로 넘길 계획이어서 기상여건에 따라 규명작업이 지연될 가능성도 커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와 관련, 오전과 오후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주관하고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철저하고 신속하게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면서 "한 명의 생존자라도 더 구조할 수 있도록 군은 총력을 기울여 구조작업을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해군은 오전 10시께 수상함 10여척과 해난구조함(평택함) 1척을 비롯한 해군이 보유 중인 해난구조와 관련한 모든 전력을 사고 해상으로 전개했으며 만약에 대비해 상륙함(LST) 1척도 인근에 대기시켰다.
투입된 SSU 요원만 100여명으로 해군 창설 이후 가장 많은 해난구조 인력과 장비가 동원됐다.
군은 SSU 잠수요원들의 탐색 및 조사 결과를 토대로 폭발 원인을 분석한 뒤 공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침몰 초계함에 대한 SSU의 현장 수색작업을 둘러보기 위해 백령도로 출발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심해를 탐색해봐야 사고 원인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 원인과 관련해 군 일각에서는 침몰 지점이 북방한계선(NLL)에서 10~12㎞ 떨어져 있어 북한군 함정의 침투가 노출되기 쉽고 비교적 얕은 해상이어서 적의 함정 기동이 쉽지 않아 우리 초계함 내부에서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주한미군측도 침몰 사고 전후로 북한군의 특이한 동향이 포착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이번 사건에 북한군의 개입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부 생존자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배가 내부의 폭발로 구멍이나 침몰했을 가능성과 암초에 걸렸을 가능성은 절대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구조된 승조원 58명 중 13명이 부상으로 의료시설에서 치료 중이며 이 중 2명은 뇌출혈 증상으로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군은 부상자 4명을 추가로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했다.
해군은 실종자 탐색과 수색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해병대를 포함한 전 부대에 경계태세 강화 지침을 하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