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솔로몬의 지혜 필요한 GM대우-대우차판매

입력 2010-03-2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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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자가 한 아이를 놓고, 누가 진짜 그 아이의 엄마인지를 가리는 '솔로몬 왕의 재판'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아이를 반으로 잘라 나눠 가지라는 솔로몬 왕의 판결에 결국 아이를 포기하는 여자가 진짜 엄마로 판명이 되는 이 이야기는 최근 GM대우자동차와 대우자동차판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떠오르게 한다.

GM대우와 대우차판매와의 결별 소식은 마치 아주 오래된 고름이 썩고 썩어 터져버린 모습을 연상케 한다.

현재 대우차판매는 GM대우에 오랜 동안 함께 해온 사업 파트너로서 배반감을 느낀다는 입장이며 GM대우는 이번 계약해지는 급작스레 진행된 것이 아닌 아주 오래 지속된 '나쁜 관행'에 대해 도저히 참지 못해 결정한 사항이라는 거다.

즉, 대우차판매는 한국적 정서에 호소하고 있는 입장이며, GM대우는 비즈니스 측면에서 접근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하지만 이들 업체는 이번 사태로 가장 중요한 '고객'을 잃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최근 대우차판매를 통해 계약한 약 2500여 고객들이 차를 제때 인도 받지 못해 애를 태우고, 심지어 계약이 취소되는 일들이 속출했다.

서울은 다른 지역 대리점을 찾아갈 수 있다고 하지만, 대우차판매가 기존 맡아왔던 전라도, 충청도, 제주도 등의 고객은 차를 계약하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갈 수도 없는 입장이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GM대우의 고객센터 대표번호가 몇 시간동안 불통이 되기도 했다. 옛날 대우자동차 시절부터 사용해 왔던 이 번호는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GM대우와 대우차판매가 분리되면서 대우차판매가 이 번호를 소유해 왔었다. 하지만 최근 GM대우가 대우차판매에 계약해지를 통보하자 대우차판매가 예고도 없이 이 번호를 회수해 간 것.

GM대우는 몇 시간 만에 새 번호를 만들어 알리는 등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기존 번호에 익숙해 있는 GM대우 차 고객과 또 그 차에 붙어 있는 번호까지 변경하려면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두 업체들의 갈등을 지켜보며, 어느 한쪽만의 편을 들기도 힘들 뿐더러, 어느 한쪽도 이해 안 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 중심에는 '고객'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꼭 당부하고 싶다.

이 두 업체에게 지금 필요한 건 계약해지로 인한 피해보상도 아닌, 내수판매 확대도 아닌, 또 시보레 브랜드 도입도 아닌, 솔로몬 왕과 같은 '지혜'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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