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가 지난달 자사 차량의 결함을 집중 보도하고 해당 방송 일부를 조작해 내보냈다며 미국 ABC TV에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요타는 ABC TV의 방송에 대해“우리 차가 위험하고 속도제어가 안 되는 차라는 잘못된 인상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제작됐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도요타의 법률 자문인 크리스토퍼 레이놀드는 도요타가 지난 11일 ABC 사장에게 보낸 서신 내용 중에 “유감스럽게도 ABC는 2월 22일 방송에서 사회 전체의 이익보다는 공포를 조장하는 쪽을 선택했다”고 비난했다.
제프리 슈나이더 ABC 대변인은 “변호사가 검토 중이며 조만간 도요타에 답변할 것”이라고 밝혔다.
ABC 방송은 지난달 22일 방송에서 도요타 전자제어 장치의 결함으로 급가속이 유발될 수 있다는 내용 중 엔진의 분당 회전수(RPM)를 나타내는 회전속도계 장면을 조작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했다.
당시 방송에서 ABC는 데이비드 길버트 사우스일리노이 대학 교수가 2010년형 아발론의 가속페달에 내장된 전선의 절연피복을 벗긴 뒤 엔진회로에 연결, 가속페달을 밟지 않아도 급가속이 발생하는 상황을 시연하는 모의실험 장면을 내보냈다.
이 장면에서 ABC는 회전속도계의 바늘이 엔진의 안전 한계에 가까운 6000회전 이상의 영상을 내보내 자동차를 운전하는 동안 급가속이 일어난 것처럼 조작했다. 그러나 확인결과, 실제로 화면에 나온 차량은 주차된 상태였다.
WSJ에 따르면 ABC는 당초 홈페이지에 해당 영상을 게재했으나 이후 차량이 움직이고 있을 때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으로 교체했다.
이번 사태로 안전성과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은 도요타는 지난달 ABC 방송의 자회사에 광고를 중단하는 등 분풀이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ABC가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 지 여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