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수주 취소 도미노 이어지나?

입력 2010-03-18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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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금융위기 영향 우려속 제한적 전망 우세

현대중공업이 17일 저녁 4802억원 규모의 유조선 5척 공급계약을 유럽계 선주사 자금난으로 이행이 불가능해 해지했다고 공시하면서 조선업계에 수주 취소가 잇따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공급계약을 해지한 곳이 그리스의 선사인 것을 알려지면서 최근 그리스발 금융위기에 대한 불안감과 맞물려 불안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스는 전세계 선박중 16.4%, 수주잔량 중 16.3% 차지하는 '선박왕국'이다.

하지만 이 같은 불안은 이번 계약해지 건이 그리스 금융위기와 직접 연결되지 않아 '미풍'으로 그칠 것으로 보는 업계의 시각과 엇갈린다. 업계에서는 그리스 선사의 발주와 그리스발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는 다른 차원으로 보고 있다.

그리스발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는 호주중앙은행의 회의록이 공개되면서 다시 나왔다. 16일 공개된 호주중앙은행의 3월 월례 이사회 회의록에는 "그리스의 금융위기가 호주 금융시장은 물론이고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 재정위기로 국내 조선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걱정도 다시 힘을 얻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지난해 그리스 선사의 실적 호조로 발주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더 크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인식이다.

당장 현대중공업만 해도 지난해 부터 추진해 온 그리스 선사와의 수주 협상에서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그리스 선사와 중형 벌크선 3척의 수주협상을 진행 중이고, 유럽계 다른 선사와는 대형 유조선과 대형 벌크선 수주 협상 중이다.

증권가에서도 그리스 재정 악화에 따른 그리스 선주들의 발주 축소 영향은 제한 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증권 김홍균 수석위원은 "(이번 현대중공업 수주 취소는) 신생 선사의 선박 파이낸싱 어려움으로 인한 취소로 확대해석은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클락슨에 따르면 이번에 현대중공업의 수주 계약이 취소된 건은 그리스 퀘스트 마리타임(Quest Maritime)사가 발주한 9척의 수에즈맥스 탱커중 5척이다.

김 수석위원은 "최근 수에즈맥스 유조선의 경우 중고 및 신조 선가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고 일부 한국 조선소와 수주 협상도 진행되는 등 업황이 회복기조에 있다"고 설명해 우려를 일축했다.

신영증권 엄경아 연구원도 "그리스 재정리스크 부각에 따른 선박시장 위축은 과도한 우려"라며 "그리스 선주들의 지난해 영업실적은 대부분 흑자로 양호하고 선박매매시장이 회복되면서 그리스 선주들의 참여도 회복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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