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은마발(發)' 호재에도 불구하고 매매값이 내리막길을 타고 있다.
강남권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뒤늦게 안전진단을 통과했지만 해당 아파트 뿐 아니라, 인근 지역 재건축 아파트는 이 같은 호재에도 맥을 못추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개포동 주공아파트 등은 각각 안전진단 통과, 재건축 가이드라인 확정 등의 호재가 있음에도 시세에는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가락시영아파트 그리고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3단지 등 인근지역 재건축 단지는 매수세가 없어 하락매물이 나오고 있다.
잠실동 주공5단지115㎡는 지난주 2000만~3000만 원 가량 내렸다. 개포동 주공 36㎡는 7억3750만에서 지난주는 7억3500만원으로, 26㎡는 5억7250만원에서 한주사이 5억7000만 원으로 내렸다.
개포동 B공인 관계자는 “개포주공은 최근 재건축가이드가 마련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당일에는 매도하겠다는 전화가 많았을 뿐 매수문의는 별로 없었다“며 ”부동산 시장 전반적으로 침체상황이어서 호재 효과는 없어보인다“고 말했다.
잠실동 C공인 관계자는 “가끔 매수문의가 오는데 한동안 관망하다가 가격이 더 떨어지면 거래하겠다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재건축시장은 전주에 비해 0.12% 하락해 5주째 연속 마이너스세가 지속되고 있다. △송파(-0.46%) △강동(-0.15%) △강남(-0.01%) 순으로 가격이 떨어졌다.
부동산업계는 전반적으로 매매시장 침체가 이어지는데다 최근 일부 재건축 단지들은 사업 속도가 더딜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보니 조금씩 호가를 낮추는 매물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부동산뱅크 김근옥 팀장은 “개포동 재건축 관련 가이드라인 등의 호재가 이미 예전에 가격에 반영됐기 때문에 당장 가격을 끌어올리기는 힘들 것”이라며 “매수세 자체가 약하기 때문에 시장은 장기간 잠잠한 상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