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시 범퍼높이 차이나면 수리비 더 나온다

승용차가 승용차를 추돌했을 때보다 SUV와 추돌했을 경우 범퍼 높이로 인해 수리비가 3배 가까이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는 지난 1년간 특정 보험사에서 처리된 승용차(SUV포함)간 일대일 추돌사고 1782건을 분석한 결과 언더라이드가 발생한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평균수리비가 약 1.28배 더 지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언더라이드(Underride)란 추돌사고시 추돌 가해차량의 앞 범퍼가 상대차량의 뒤 범퍼 밑으로 들어가는 현상을 의미한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승용차가 SUV를 추돌할 경우 수리비가 약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5km/h 및 25km/h의 속도로 승용차A가 다른 승용차B를 추돌했을 경우 승용차A의 수리비는 각각 44만원, 63만원인 것으로 나타난 반면 SUV를 추돌했을 경우는 각각 86만원과 181만원으로 승용차가 SUV를 추돌할 경우 수리비가 약 2~2.9배 높았다.

이는 승용차간 추돌사고에서는 범퍼, 헤드램프 일부만 손상된 반면 승용차와 SUV 추돌시험에서는 언더라이드가 심하게 발생해 범퍼는 물론 본네트, 헤드램프, 라디에이터, 에어콘 콘덴서 등의 고가부품으로 손상범위가 확대됐기 때문이다.(25km/h 기준)

또 언더라이더 사고율도 상대차량이 SUV일 경우 더 높았다.

승용차가 승용차를 추돌한 사고에서 언더라이드 발생률은 약 21.8%을 보인 반면 승용차가 SUV를 추돌한 사고는 약 35.7%의 발생률을 보여 추돌 상대차량이 SUV인 경우가 승용차인 경우에 비해 언더라이드 발생률이 약 1.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보험개발원은 승용차와 SUV 간의 범퍼 높이가 차이 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국산 주요 승용차 및 SUV 34종의 범퍼레일 높이를 측정한 결과, 승용차간 전후면 평균 높이차는 3mm로 낮았으나 승용차 전면과 SUV차량 후면 범퍼레일의 평균 높이차는 71mm로 크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보험개발원은 SUV 차량 범퍼의 높이를 승용차량 수준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범퍼높이 차이에 따라 언더라이드가 발생하면 동일한 사고에서도 추돌차량의 파손부위가 넓어진다"면서 "승용차량 범퍼높이에 대한 기준은 정해져 있으나 SUV는 이 기준을 적용받지 않고 있어 SUV차량의 범퍼 높이를 승용차량과 비슷하도록 법규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