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전대여 많은 코스닥기업 '투자 주의'

입력 2010-03-15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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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회사 위험 전가 가능성...거래소 "제재 수단 없다"

일부 코스닥상장사들의 자금 돌리기가 위험 수위에 달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적자기업, 한계기업들의 금전대여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는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일부 기업의 경우 관계회사에 대한 지급보증, 금전대여의 방법을 통해 회계상 감가상각을 하고 합법적으로 자금을 빼가는 사례가 적지 않다.

증시 관계자는 "경기 상황이 나빠지면서 관계사끼리 자금 거래가 늘고 있다"며 "재무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계열사를 도와주는 행위는 자칫하면 모회사의 경영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특히 차입을 통한 대여금 조달은 계열사가 대여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고스란히 모회사 리스크로 다가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금전대여 공시'는 의무사항이 아니라 자율공시이기 때문에 정확성 면에서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지만 코스닥시장을 보면 좀 더 명확하다.

코스닥상장사는 대여 금전 규모가 자기자본의 10% 이상일 경우 의무 공시사항에 해당한다. 또 자산총액이 1000억원 이상일 경우에는 자기자본의 5% 이상일 때 의무사항이다.

반면 이외의 경우에는 '자진공시'에 해당해 상장업체가 원할 경우 공시를 하면 된다.

작년부터 지난 11일까지 코스닥상장사가 계열사 또는 기타 관계회사에 금전 대여를 했다고 공시한 것은 총 56건. 이 중 35건이 자기자본의 10%(누적 10% 이상도 포함) 이상 금액을 대여했다.

이중 적자를 내거나 적자전환한 기업은 카이시스, 비엔알, SNH 등 총 13개사다.

3년 연속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카이시스는 지난해 12월24일 30억원을 출자해 카이윈홀딩스를 설립, 랜드마크필코, 피앤 에이건설, 해교코리아 등 3개 회사로부터 100억원을 차입하고 주식으로 출자전환했다.

또 총 세차례에 걸쳐서 카이윈홀딩스에 자금을 대여해 현재 총 132억원을 빌려줬다.

4년 연속 적자를 지속하면서 현재 관리종목에 지정돼 있는 비엔알은 지난 1월 15일 자기자본대비 35.78%에 달하는 28억원을 BNRUSA에 이자율 5%를 받기로 하고 대여해줬다.

역시 4년 연속 적자기업으로 상폐위기에 처한 스타맥스는 현재 2012년말 까지 자회사인 가오닉스스포츠에 자본금 대비 198.22%에 달하는 138억원을 빌려준 상태다.

이밖에 SNH, 단성일렉트론, 테라리소스, KJ프리텍 등이 영업 적자기업인 상태로 현재 계열사 및 관계사에 자본금 10% 이상의 자금을 대여중이다.

한국거래소 코스닥공시팀 관계자는 "규정상 공시여부에서만 거래소에서는 관여할 수 있다"며 "거래소가 기업들이 금전 대여하는 부분에 대해서 간섭하거나 제도적인 제제를 가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밝혔다.

반면 자금 대여를 통해 투자에 성공한 경우도 있다.

대한뉴팜은 2007년 바버스탁(Baverstock), BNG, ENERGY에 각각 180억원, 95억원을 투자, 지난달 22일 에라곤사가 소유한 갈라즈에너지사의 주식을 취득하고 바버스탁 에 대한 대여금채권을 에라곤사로 양도해 수익성 확보에 나섰다.

회사 관계자는 "유전개발 협력사인 록시사의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원유 사업이 성공 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모션의 경우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새로운 경영진이 들어오면서 인수합병과 자금 대여를 통해 수익성을 높여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과거 리젠을 인수 매각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400억원 정도의 유동자금을 확보했었다"며 "쿠스코엘비이를 인수하고 초록뱀에 투자하는 등 회사를 턴어라운드 시키기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2009년 10월23일 아이비김영에 대여한 120억원의 이자 및 원금 절반은 회수된 상태"라며 " 대여금에 대한 이자율은 16%가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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