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에서는 이 총재가 그동안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수차례 제기한 만큼 이날 금리 인상을 주도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금리인상 '시기상조'론을 강조하고 있고 허경욱 기획재정부 제1차관 역시 역석발언권을 행사해 금통위에 참석하는 만큼 실질적으로 금리 인상이 실행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또 이 총재는 그동안 기준금리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경우 시장에 미리 예고해 금리변화에 따른 혼란을 사전에 방지해왔다.
따라서 지금까지 금리 인상에 대해 별다른 언급이 없는 만큼 이달에는 금리 동결이 유력해 보인다.
여기에 최근 각종 경제지표의 상승세가 꺾이고 있고 물가 상승 오름세가 다소 둔화된 점도 이번 금리동결 배경이 유력한 이유다.
국내 부동산시장은 물론 그리스 사태 등 유럽 불안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어 이 역시 당장 금리인상을 추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다.
이정준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이달 기준금리는 현 수준으로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동안 이슈가 됐던 경제지표가 둔화되는 모습이고, 더블딥 논란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성태 총재가 후임 총재에게 부담을 안겨주는 상황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진모 SK증권 차장 역시 “경기상향지수가 하락한 배경이 있고 물가도 크게 오르지 않아 동결로 예상된다”며 “현재 (물가인상 등에 대해) 지표상으로 드러난 것이 없어 한은에 큰 부담이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번이 이 총재의 임기내 마지막 금통위라는 점에서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어떤 발언이 나올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그동안의 금리정책이 한은의 입장보다 정부의 입장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점과 물가상승 압력이 생각보다 빨리 올 수 있다는 발언을 수차례 내비친 만큼 여기에 대한 '작심발언'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
또 차기 한은 총재에 대한 개인 소견과 금리인상 시기가 언제부터 진행돼야 하는지 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여기에 이명박 정권에서 참여정부 인사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소외 등을 털어놓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총재는 그동안 '한은의 독립성을 무난하게 지켜낸 총재'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무엇보다 미국발 금융위기를 신속하게 대처하면서 시장에서의 신뢰가 한 층 더 높아졌다"면서 "하지만 지난 해 말부터 섣부른 금리인상 발언에 시장에 혼란을 줬고 과감한 결단력을 내리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오늘 기자회견에서 이 총재가 여기에 대한 소외를 털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리에 대해서도 "7명의 금통위원들과 이 총재의 임기가 한달도 남지 않으면서 그들의 영향력은 약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를 종합해보면, 이달에도 역시 정부의 의지대로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