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정부가 지난주 50억유로의 채권을 매각할 때 헤지펀드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은행들에 지침을 내렸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FT는 7일자에서 그리스 정부가 재정 위기 극복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 투기 세력이 아닌 에셋 매니저나 연기금 또는 생명보험사 등 '장기 투자자'에 흡수되도록 할 것을 은행들에 지시했다고 전했다.
그리스의 조치는 지난 5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가 만나 투기 자본이 국채시장을 흔들지 못하도록 유럽연합(EU)과 G20이 협력토록 하자고 의견을 모은 것과 때를 같이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 자리에서 "투기 자본이 특히 국가를 겨냥하는 것을 저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면서 크레디트 디폴트 스왑(CDS)을 언급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견제할지는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신문은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그리스 채권관리기구 책임자인 페트로스 크리스토돌로는 "발행한 채권 대부분이 (투기 자본이 아닌) 실질적인 투자자에게 소화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 헤지펀드 관계자는 FT에 "채권을 발행해 시장에 소화시키기 위해 부심하는 한 나라(그리스를 지칭)가 있다"면서 따라서 "그런 나라가 (채권을) 사겠다는데 마다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헤지펀드가 기관투자가의 채권 거래를 쉽게 하는 기능도 수행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