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일 또는 조기상환일에 기초자산 종목 대규모 매물로 수익 상실
주가연계증권(ELS) 주가조작과 관련돼 검찰이 처음으로 조사에 나선 가운데 주가조작 유형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LS 상품 판매가 증가하고 인기를 끌면서 다른 사람의 일이 아닌 내가 겪을 수도 있을지 모르는 일이 됐기 때문이다.
이번 검찰 조사의 대상이 된 ELS 상품의 주가조작 유형은 대체로 만기일에 기초자산이 된 종목에 대규모 매물이 쏟아져 수익을 얻을 기회를 날린 것과 함께 원금 손실을 입은 경우와, 조기 상환일에 마찬가지로 대량 매도로 인해 수익을 얻을 기회를 상실한 경우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지난 2008년 4월 한화증권에서 판매된 문제의 ELS는 당시 437명의 투자자에게 약 68억원어치를 팔았다. 이 상품은 포스코와 SK를 기초자산으로, 만기일에 두 자산의 주가가 최초 기준주가의 75% 이상이면 연 22% 수익률을 지급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만기일인 지난해 4월22일 장 마감을 앞둔 동시호가 시간에 대규모 매물이 쏟아지면서 장중 내내 플러스를 유지하던 SK 주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졌고, 22% 고수익을 기대하던 투자자들은 오히려 원금마저 까먹는 결과를 안게 됐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한화스마트 ELS와 관련해 불공정거래행위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었고, 지난해 12월 금융감독당국의 조사결과 해당 ELS상품의 백투백 거래은행인 캐나다왕립은행(RBC)가 만기일에 대량 매도주문을 내는 방식으로 기초자산인 SK보통주의 주가를 낮춘 것으로 드러나 검찰 통보조치가 취해진 바 있다.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조기 상환일에 기초자산에 대한 대량 매물이 쏟아져 조기 상환 기회가 무산된 경우이다.
총 120억원 규모로 팔린 대우증권 ELS는 지난 2005년 11월16일 조기 상환일에 기초자산인 삼성SDI주식 90억원 어치를 매도해 주가가 10만9000원에서 10만8000원으로 떨어져 연 9%의 조기 상환 기회가 무산됐었다. 이후 금융위기에 따른 주가 급락으로 투자자들은 결국 33% 가량의 원금손실을 입고 만기상환해야 했다.
미래에셋증권의 ELS는 포스코와 SK에너지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만기 2년 상품으로 총 80억원 가량이 팔렸다. 지난해 4월15일이 6개월에 한번씩 돌아오는 첫 조기 상환일이었다.
당시 장 마감시 SK에너지의 주가가 9만6000원 이상이면 조기 상환이 가능했으나, 이날 미래에셋증권이 장 종료 전 SK에너지를 140억원 규모로 집중 매도해 9만5900원에 마감하면서 조기 상환이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