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길 한국HP 사장 "실적 좋아 사업구조 재편 없을 것"

입력 2010-03-0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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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치 미달 사업부 과감히 정리…“후임자는 한국인이 돼야”

“장기적으로 HP지사의 사장은 현지인이 맡아야 한다. 제 후임 역시 한국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티븐 길 한국HP 사장(사진)은 4일 여의도 한국HP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스티븐 사장이 자신의 후임 인사에 대해 의견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준근 전 사장이 15년만에 퇴임한 이후 지난해 6월 부임한 그는 다소 정체에 빠진 한국HP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한국HP가 그동안 한국인을 지사장에 앉혀 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임기기간이 그리 길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이에 대해 스티븐 사장은“한국을 떠날 생각은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국인이 한국사업을 운영해야 한다”며 여운을 남겼다.

이날 한국HP는 극심한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크게 성장한 올해 1분기(2009.11~2010.1)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유닉스 서버 등이 속해 있는 BCS사업부는 10%, x86 서버 등이 포함된 ISS사업부는 30%, 프린터사업부는 9%, PC사업부는 15% 성장했다.

반면 EDS와의 합병으로 탄생한 서비스사업부(컨설팅 담당)는 유일하게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해 최근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스티븐 사장이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경기침체가 계속 이어지거나 실적이 크게 저조하지 않은 이상 현재의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일은 앞으로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결과적으로 이 말을 지키지 못한 셈이다.

이와 관련 스티븐 사장은 이날“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사업부가 있다면 미래를 위해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며 “현재 한국HP의 실적이 워낙 좋기 때문에 추가적인 구조조정 가능성은 낮지만 향후 그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목표치를 미달한 사업부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과감하게 메스를 들이대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스티븐 사장의‘몸집 줄이기’는 마크 허드 HP본사 회장이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비용절감 정책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한편 지난 2월‘인텔 아이태니엄 9300(코드명 투킬라 Tukwila)’이 출시되면서 HP 역시 이를 탑재한 유닉스 서버를 올해 상반기 안에 출시할 예정이다. HP는 유닉스서버의 핵심 부품인 CPU를 인텔로 부터 공급받고 있다.

전인호 ESSN사업부 전무는“투킬라를 탑재한 서버가 상반기 안에는 출시될 것”이라며“국내 출시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 본사와 협의중이다”고 말했다.

한국HP는 투킬라 출시가 수년째 연기되면서 유닉스 서버 시장의 주도권을 한국IBM에 뺏기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연간 기준으로 한번도 이 시장에서 1위를 놓친 적이 없었지만 2008년 2%p 차이(한국IBM 43%-한국HP 41%)로 처음으로 선두를 내준데 이어 지난해에는 그 격차가 6%p(한국IBM 45%-한국HP 39%)까지 벌어졌다. 이 때문에 한국HP는 투킬라 출시를 통해 반전을 노리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전 전무는 “최근 공개한 IBM 파워7의 성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특히 이전까지 클럭스피드를 강조했던 IBM이 우리가 주장하던 밸런싱(ballancing) 성능 주력으로 선회한 점이 자신감을 갖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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