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선물업 진출로 입지 위축...실적 악화 가시화
선물회사들의 실적이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새로운 먹거리도 없어 실적 개선이 쉽지 않아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선물회사별 지난해 3분기(2009년 4월~12월)까지 누적 당기순익은 삼성선물이 136억원을 기록하며 1위의 자리를 고수했다. 우리선물(96억원), 외환선물(80억원), NH투자선물(54억원), 동양선물(52억원), KB선물(48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지난 2008년 3분기 누적실적과 비교하면 올해 선물회사들의 실적은 우려할만한 수준이다.
업계 1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선물의 경우 지난 2008년 3분기까지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215억을 기록했었다. 하지만 2009년엔 136억원에 불과해 전년동기대비 36.7%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우리선물은 35.5%, 외환선물 25.2%, NH투자선물 55%, 동양선물 35.8%, 현대선물 7.6%, KR선물 82.9% 각각 감소했다.
반면 실적이 개선된 선물사는 KB선물(11.6%)과 유진투자선물(2.6%) 두 곳에 불과했다.
업계에선 선물사들의 실적 악화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증권사의 선물업 진출로 인한 경쟁 과열 때문이다.
증권사의 자기매매가 가능해 지면서 위탁 물량도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선물업 진출로 인해 향후 선물사들의 실적은 악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질적으로 증권사들의 경우 선물사에서 경력을 쌓은 인원들을 대거 충원해 오면서 기존 기관 거래처의 위탁 물량들을 선물사와 증권사가 ‘나눠먹기’하는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의 경우에도 향후 선물업을 통해 대폭적인 실적을 기대하기보단 일정 부문의 파이를 취하는 전략으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올해부턴 해외선물을 통한 수익 창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어 기존 선물사들의 수익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선물회사 관계자는 “특히 올해부터 기존 물량 일부를 증권사와 선물사로 나눠주는 기관투자가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선물업계는 대부분 인맥을 통해 주문을 주는 형태가 관례여서 선물사 인원들의 증권사로의 인력 이동과 함께 거래 및 시스템의 편리성 등을 강점으로 증권사로의 자금 이동이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더 큰 문제는 선물사들의 실적 악화라는 추세를 뒤바꿀만한 새로운 먹거리가 없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