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원, 전자증권제도 등 차세대시스템 구축 박차
자본시장 디지털화가 급물살을 타면서 금융, 증권시장에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전산시스템 도입이 가시화되고 있다.
그동안 홈트레이딩 시스템(HTS)으로 온라인 증권 거래 정착과 전자공시 제도 등으로 일부 시스템 전산화가 이뤄졌지만,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자본시장의 전반적인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증권가에서는 자본시장 디지털 시스템이 도입되면 자금의 투명성 확보와 불필요한 절차의 감소로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반응이다.
시장에서는 내년 2월 가동을 목표로 한국예탁결제원(이하 KSD)과 LG CNS가 추진 중인 차세대시스템은 자본시장 디지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예탁원은 차세대시스템 구축으로 ▲예탁자계좌부 체계 전면개편으로 신규 예탁자 및 신종증권 수용 확대 ▲국제간 연계 확대를 통한 국제업무 수용기반 강화 ▲공급자중심 시스템을 고객중심 시스템으로 전환 ▲노후화 IT장비 전면교체로 시스템 용량 2배 이상 확대 ▲IT시스템 유연성 강화로 신규업무 수용기간 대폭단축 ▲전자증권제도 도입기반을 마련 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예탁결제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내외 1200사 금융기관과 6000여 발행회사 등이 연간 430여억원의 비용 절감과 부가가치 증대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전망이다.
차세대시스템은 업무시스템, IT기반, 통합 IT관리 등 3개 영역에 걸쳐 420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으로 신종금융상품, 하이테크 금융거래를 수용하는 기반을 제공한다.
올해 8월부터 도입되는 전자투표제도 역시 6월 결산사 정기주총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전자투표제도는 주주가 주주총회에 직접 출석하지 않아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주주는 시간ㆍ공간적 제약이 해소돼 의결권 행사가 수월해지고, 상장사는 주총사무 간소화 등으로 연간 100억원의 비용감소 효과가 예상된다.
예탁원 관계자는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은 주주중시경영, 주주총회 등 기업 경영의 IT화를 통한 기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전자투표제도를 운영 중”이라며 “인터넷방식을 채택해 시간적, 공간적 제약 해소와 공인인증방식으로 공신력과 안전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유가증권을 실물이 아닌 전자등록부에 등록해 발행ㆍ유통ㆍ권리행사를 할 수 있는 단기사채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전자증권제도는 현재 OECD 30개국 가운데 25개국이 도입해 운영 중인 시스템으로 일본은 지난해 1월부터 주식까지 확대시행 하고 있다.
전자증권이 도입되면 5년간 연평균 1125억원의 사회적 비용 절감과 실물증권을 이용한 조세회피 목적의 거래, 불법 자금세탁 등 음성적 거래의 차단이 가능할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 발행된 증권을 모두 등록해야 하고, 정부 정책과제로 추진 중인 단기사채시스템 구축 기반이 마련돼야 하기 때문에 전자증권제도 도입은 5~6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예탁원 관계자는 “단기사채법은 현재 국회 계류 중으로 다소 지연되고 있다”며 “법률 제·개정 및 정부 추진 일정에 맞춰 단기사채인프라와 전자증권인프라 2단계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