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주체 상실한 증시 '스마트머니'에 주목해볼까

입력 2010-02-10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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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 기회로 실적 모멘텀 갖춘 전기전자·자동차 업종 미리 선점

유럽發 악재 이후 시장 상승을 주도할 만한 주요 수급 주체들의 부재로 시장 변동성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최근 장세를 이겨내기 위한 한 가지 방안으로 스마트머니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유럽 일부 국가들의 재정적자 리스크의 해소 이후 반등 장세를 이끌 것으로 전망되는 전기전자와 자동차 업종에 매기가 집중되고 있는 스마트머니의 매매 패턴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유럽발 악재로 인해 코스피지수가 1550선까지 밀려난 이후 지난 9일 지수는 기술적 반등을 보이며 1570선까지 올라 심리적 지지선 1550선을 지켜냈다.

또한 오는 11일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의 재정위기는 EU특별정상회의 등을 통해 해결책이 도출될 것으로 전망돼 지수의 추가 반등도 기대해 볼 만 하다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국내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주요 수급 주체인 외국인은 유럽발 악재가 전해졌던 지난 5일 이후 연일 순매도를 기록하는 등 사태 해결 방안의 확인이 필요하다는 듯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어 시장 대응은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이에 증시 전문가들은 조정 장세 속에서도 매수세를 보이고 있는 스마트머니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연기금과 사모펀드로 대표되는 스마트머니가 지수의 방향성을 되돌리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향후 반등장을 대비해 조정 장에서 일부 업종에 저가 매수세가 쏠리고 있는 것은 참고할 만 하다는 평가다.

이들 수급 주체는 코스피가 120일 이동평균선을 하향 이탈한 지난달 27일 이후 줄곧 매수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연기금은 2월5일 1000억원 순매수를 포함해 1월26일부터 2월9일까지 11거래일 동안 연속해 3187억원 어치를 사들이면서 증시 급락의 버팀목과 반등폭을 높이는 촉매로 작용하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코스피가 120일선을 하향 이탈한 1월27일 이후부터 유럽 악재로 급격한 조정을 받았던 2월8일까지 연기금과 사모펀드의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의 교집합은 자동차, 전기전자, 은행업종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중 범위를 좁혀 지수 조정 폭이 깊었던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역시 연기금과 사모펀드는 자동차, 전기전자, 은행 이외에 항공주에 매기를 집중시켰다. 다만 주력 업종에서는 양자 간에 차이가 있었는데, 연기금은 전기전자와 자동차 업종을 고르게 담은 반면에 사모펀드는 전기전자 업종에 매수세를 집중했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들 스마트머니가 한정된 업종을 대상으로 매수에 나서는 것은 기업실적 측면에서 해석이 된다"며 "전기전자 대표주의 경우 올해 1~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다시 상향 조정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자동차업종은 토요타의 리콜 사태로 미국시장의 점유율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유럽 재정 위기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경우 지수 반등은 빨라질 수 있고, 이때 반등을 이끌 가능성이 높은 것은 실적 모멘텀을 갖춘 우량주"라며 "시장 수급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 여전히 외국인인 만큼 스마트머니가 지수의 방향성을 완전히 돌리기엔 한계가 있지만 이와 같은 맥락에서 조정 국면을 활용해 연기금, 사모펀드가 담고 있는 자동차, 디스플레이, 반도체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연기금의 경우 중장기적인 투자자로 2~3년을 투자기간으로 밸류에이션이 낮아지면 들어온다"며 "현재 코스피지수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가 안되기 때문에 '싸다'라는 인식때문에 들어오는 경향이 있고, 순매수 금액 규모도 크지 않아 이들의 매기가 지수를 당장 끌어올린다기 보다는 하방경직성을 담보하는 쪽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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