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런던發 금융대란 우려...국민연금 투자 괜찮을까?

입력 2010-02-08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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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우 국민연금 이사장, 런던 게트윅 공항 지분 투자 계획 밝혀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 한국의 금융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던 현 전광우 국민연금 이사장.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이던 강만수 前 장관과 함께 많은 비판과 질타를 받았던 그에게 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일부 인프라 관련 투자는 매우 흥미로울 것이며 이로 인해 모멘텀이 생길 수 있을 것이다. 영국의 규제체제가 매우 안정적이고 신뢰할 만하다" 며"영국의 부동산시장이 지속적으로 매력적일 것이다”

“솔직히 말해 영국의 글로벌 위기로 부터 회복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디지만 우리는 영국에 대한 투자가 일반적으로 좋은 기회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지난 2일 전광우 국민연금 이사장은 런던 게트윅 공항 지분 투자 계획을 밝히며,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지도 않은 지금, 세계 금융시장은 혼란에 빠져 있다. 그리스 등 일부 유럽 국가들에 시작된 신용위기 우려가 이제 런던發 금융대란 우려로 옮겨 붙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1조8500억원 가량을 투자해 HSBC본사 빌딩과 두 개의 오피스빌딩 등 영국의 런던 부동산 투자에 나선데 이어 올해에는 런던 게트윅 공항(Gatwick Airport) 지분 12%를 1800억여원을 들여 인수할 계획이다.

지난 해 본지는 국민연금의 런던 부동산 매입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본지 2009년 11월8일자 국민연금 영국부동산 매입 투기인가 투자인가 참조)

지난해 영국은 막대한 재정지출의 덕으로 주택가격이 위기 이전 가격으로 급등하기도 했지만 상업용 빌딩 시장은 투기적 펀드들만이 문을 두드리던 상황이었다. 경기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도 않은데다 가계부채의 위험에 대해서 전문가들의 경고가 잇따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혈세를 운영.관리하는 국민연금은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이번에는 과도한 재정 부담이 문제되면서 영국의 국가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공항 지분 매입까지 나섰다.

국가위험도를 나타내는 금융지표인 CDS가 국제금융시장에서 영국은 신용등급이 낮은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CDS보다 높아지는 상황이다.

국민연금공단의 투자에 대해 정작 당사국인 영국 언론은 물론 뉴욕의 국제금융 관계자들도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게츠윅공항은 유럽지역을 오가는 비행기들이 주로 사용되는 공항으로 단일 활주로를 쓰고 있어 성장의 한계가 있다. 특히 유럽의 경기침체에 공항 이용자수가 지난해만 5% 줄었다.

월가의 한 국제금융 관계자는“많은 사람들은 국민연금의 잇따른 영국 투자와 관련, 정치외교적인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도 한국이 올해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의장국을 맡으면서 국제적 신용을 높이려 하고 있고 아랍에미리트와의 원전건설 계약과 함께 국민연금의 영국 개트윅 공항 지분 획득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밝혔다.

이어 이 신문은“국민연금의 개트윅공항 투자는 위험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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