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많고 자금부담 큰 영향...프리미엄 기대 가치도 낮아
강북권의 '알짜물량' 으로 꼽혔던 은평뉴타운이 중대형 평형에서 대거 미달 사태가 빚어졌다.
서울시와 SH공사가 은평구 진관동에 공급한 은평뉴타운 2, 3지구는 중소형은 대부분 마감된 반면 중대형은 모집가구 수를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평뉴타운은 서울에 위치해 있고 분양가도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대형 주택은 수요자들로 부터 외면을 받았다. 이번엔 대형 물량이 상대적으로 많기도 하지만, 중소형에 비해 자금 부담이 크다는 점 등 투자수요를 끌어들일 요소가 약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2일 금융결제원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첫 분양한 은평3지구는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1891가구 모집에 총 5287명이 접수,평균 2.7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84㎡는 총 267가구 모집에 1487명이 청약해 평균 5.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구파발역과 가까운 9블록 101㎡는 3가구 모집에 59명이 몰려 19대 1의 뜨거운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처럼 중소형 주택은 청약자들이 대거 접수하는 바람에 '중소형'의 인기는 은평뉴타운 분양에서도 여실히 드러냈다. 이에 반해 대형주택은 청약자 수가 모집가구 수에 턱없이 못 미쳤다.
2블록 166㎡는 57가구 모집에 단 1명만 접수, 56가구가 미달됐다. 34가구를 공급한 7블록 134㎡도 1명만 접수했다. 9블록 166㎡도 총 184가구 모집에 51명만이 신청했다.
부동산 업계는 은평뉴타운은 지난해 분양한 2구역에서도 대형 물량의 미계약분이 남아 있는 상태여서 어느 정도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더욱이 최근 청약 패턴이 중소형 쪽으로 몰리고 있는 것과도 맞아 떨어진다고 풀이했다.
은평구 진관동 J공인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수요자들이 자금 부담이 큰 물건에는 좀처럼 안 움직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형 주택형에 신청할 수 있는 청약예금 가입자들이 향후 공급될 광교,판교 물량을 공략하기 위해 청약예금통장을 아끼고 있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분양가는 비싸지만 향후 기대가치가 은평뉴타운 보다 높기 때문에 은평뉴타운 대형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낮다는 것이다.
김근옥 부동산뱅크 연구원은 "2008년 은평뉴타운 분양에서는 그야말로 광풍이 불었다"며 "입지는 서울 북쪽에 치우쳐 있긴 하지만 쾌적하고 대규모 뉴타운인 만큼 개발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올해는 분양 대기중인 알짜 물량 많아서 상대적으로 밀린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는 "연초라서 무리한 투자는 삼가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며 "자산가치와 프리미엄이 불투명할수록 위험부담이 덜한 중소형 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서울은 올해 신규아파트 공급량이 적은 상황이어서 가격 경쟁력있는 은평뉴타운 미분양분은 빨리 소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