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 영광의 순간들] 대원제약 펠루비

입력 2010-01-28 09:28수정 2010-01-2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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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제약사가 시도한 신약개발의 '꿈'…소화기계 부작용 크게 감소

대원제약은 지난 1958년 설립돼 52년간 치료제 전문업체로서의 역량을 쌓아온 중견 제약회사다. 이 회사가 개발한 소염진통제 '펠루비'는 2007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 부터 신약허가를 받아 국내 12호 신약으로 기록됐다.

이 제품은 복용후 간대사에 의해 약효를 가지는 물질로 전환되는 약물로서 기존 소염진통제의 가장 큰 단점이었던 소화기계 부작용을 크게 감소시킨 것이 가장 큰 장점이며, 약물의 효능에 있어서도 임상시험 결과 대조약에 비해 동등이상의 통증 경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제품이다.

펠루비는 지난해 2월 제10회 대한민국 신약개발상 기술상을 수상함으로써 제품으로서의 우수성도 인정 받았다.

◆ 중견 제약사가 시도한 '신약개발'의 꿈

신약개발은 모든 제약회사의 '꿈'이라고 이야기한다. 대원제약 또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2000년대 초 매출액 약 300억원 규모의 대원제약은 중견 제약사로서의 한계를 일시에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모멘텀을 만들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신약개발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신약개발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했지만 이같이 커다란 프로젝트는 해외 다국적 회사나 국내 대형 제약사들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시기에 자체적인 능력으로 모든 과정을 시도하기 쉬운 일은 아니었다.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중에 제품력은 뛰어나지만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후보물질을 찾게 됐고 마침내 일본에서 '펠루비프로펜(pelubiprofen)'이란 페닐프로피온산계의 소염 진통 효과를 갖는 신물질을 찾아내 이를 신약으로 개발하기 위한 결정을 하게 됐다.

이렇게 신물질을 도입해 국내에서 임상을 진행한 후 신약으로 개발하는 것은 국내에서는 대원제약이 최초로 시도한 것으로, 개발 능력이나 자금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국내 제약사가 시도할 수 있는 효과적인 신약개발 모델로서 평가 받고 있다.

◆ 제도 변화의 격동기 거쳐 탄생한 12호 신약

대원제약은 펠루비프로펜에 'DW-330'이라는 개발명을 부여하면서 본격적으로 신약으로 개발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회사는 '펠루비프로펜'의 합성방법을 정비하고 실제 공장에서 대량생산 할 수 있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확립하고 전임상 시험 통해 안전성과 약리 효과를 확인했다.

그러나 이후에 진행된 과정은 신약개발에 대한 경험이 없었던 대원제약 연구원들에게는 고난과 역경의 기간이었다. 펠루비가 국내 임상허가제도 및 약가제도의 격동기를 거쳐 탄생됐기 때문이다.

2002년 12월, 기존의 임상조건부허가제도에서 임상시험 계획승인제도로의 변화가 있었다. 이전까지는 식약청에서 임상시험에 관한 사항을 일정 부분 단계별로 체크해 진행시켰기 때문에 처음 신약을 개발하는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새롭게 바뀐 제도하에서는 임상을 모두 자체적으로 완료한 후 그 절차에 대한 모든 것을 한꺼번에 승인받는 것으로 변화돼 연구과정 및 결과에 대한 부담이 상당했다. 신약개발에 대한 경험과 자료 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결과에 확신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개발단계를 하나 하나씩 진행해 나간 것은 결코 쉽지 않은 모험이었다.

당시 개발에 참가한 연구원들은 신약개발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을 수시로 찾아 조언을 듣고 자료를 모아 프로젝트를 진행시켰지만 새로운 제도하에서 미리 검토하지 못한 문제가 계속 발생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매일 늦은 밤까지 일해가면서 과제를 수행했다.

'과연 이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수 있을까?' 하는 고민과 우려도 많이 했지만 연구원들은 대원제약만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세계 최초의 신약을 만들어 보자는 오기와 자부심으로 다시금 힘을 얻어 최선을 다해 연구에 매진했다.

대원제약은 약 6년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가며 임상 2상 및 임상 3상을 진행했다. 2006년 4월 제품 허가를 신청했으며 만 1년만인 2007년 4월, 마침내 식약청이 펠루비를 국내 12호 신약으로 승인하기에 이르렀다. 도입시 부터 약 7년간의 개발기간과 60억원 가량의 비용을 투자한 끝에 신물질이 신약으로 새롭게 탄생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신약 허가까지 받은 펠루비가 시장에서 빛을 보기까지에는 또 하나의 장벽이 있었다. 바로 약가를 받는 것이었다. 펠루비는 포지티브 시스템이 시작되는 2007년에 약가 신청을 해 국내 개발제품으로서는 최초로 변경된 제도하에 약가 검토를 받아 그 결과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당시 펠루비는 소염 진통제중 진통 효과가 뛰어나다고 인정되는 약물인 디클로페낙 나트륨과 비교임상시험을 한 것이 걸림돌이 됐다. 디클로페낙은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대표적인 약물이었지만 약물경제성 평가의 비교약물로는 적절하지 못했다.

그래서 또 약효와 경제성을 입증하기 위한 한차례의 임상을 추가로 진행한 끝에 현재의 약가를 얻어 낼 수 있었다. 펠루비는 식약청의 승인 이후에 1년 6개월이 경과한 2008년 10월 드디어 완전한 제품으로서 출시돼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 적응증 확대 통한 대표품목 육성

대원제약은 지속적으로 펠루비에 대한 투자와 개발을 할 예정이다. 현재 류마티스 관절염 및 요통 등에 대한 임상을 진행 중에 있으며 올해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펠루비는 지금까지 약 100여곳의 주요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에서 처방이 이뤄지고 있는데 적응증 추가 임상이 완료되면 더욱 광범위한 처방이 가능한 만큼 이에 따른 매출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대원제약은 신약 '펠루비정'을 회사를 대표하는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육성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종합병원시장을 적극 공략해 내수기반을 확대하고 수출까지 포함, 향후 5년내에 약 300억원대의 매출이 가능한 품목으로 만들 계획"이라며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발을 완료한 제품임을 내세워 세계적인 제품으로 성장시킬 계획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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