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적으로는 가격 메리트 부각될 수도"
코스피지수가 나흘 연속 하락마감하며 불안한 투자심리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연초 낙관론이 무색할 만큼 투자심리가 일시에 얼어붙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중국이 하락의 원흉으로 전락했고, 월스트리트와 적대전선을 그은 오바마 대통령의 다음 행보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금융규제안 및 중국 지준율 추가 인상 가능성 등 정책 리스크가 증시 저변에 불안감으로 자리 잡고 있어 당분간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이머징마켓 강세의 주요 원동력 중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유입 효과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미국과 중국의 정책 변화 시그널은 투자심리와 유동성을 동시에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 역시 섣부른 판단보다는 해외 주요 정책 변수들을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단기간 변동성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정책 변수 여부에 따른 시장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다.
메리츠증권 서용희 연구원은 28일 "불확실성은 일단 피하고 보자는 심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점은 예상치 못한 증시의 등락이 추가적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 연구원은 "금주와 다음주가 미국 정치 현안의 최대고비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국내 증시의 수급과 기술적 구간을 논하기 보다는 정치적 이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금일 미국 오바마 정부의 연두교서 발표가 예정돼 있고 내달 2일 미국 상원의 금융 규제안 청문회가 있을 예정이다.
다만 그는 "현재 시장의 하락을 이끌고 있는 것이 금융 규제안을 둘러싼 불확성이지 규제안의 시행이 가져올 구체적인 파급 효과에 대한 반응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양호한 기업 실적과 거시지표의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며 금번 악재와 증시 펀더멘탈과의 뚜렷한 개연성을 찾기 힘들다는 점도 비관론만을 견지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일시적으로 몸을 추스릴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 하락이 나타날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가격 메리트가 부각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양증권 임동락 연구원은 "수급상 상승을 주도했던 외국인의 최근 매매기류 변화는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와 유동성 위축의 결과로 판단된다"며 "국내 증시는 정책리스크로 촉발된 투자심리 위축은 물론 수급악화로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한 체 4일 연속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임 연구원은 "급락의 원인이 대외 악재였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의 단기 방향성도 해외 모멘텀과 그에 따른 외국인 매매에 달렸다"며 "저금기조 지속과 오바마 연두교서에서의 경기부양안 제시, 버냉키 의장 연임 확정 등을 통해 유동성과 관련한 불안심리가 누그러지는 것이 최우선이다"고 전했다.
그는 "결국 낙폭과다 인식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나타나더라도 당분간은 글로벌 유동성 흐름에 영향을 미칠 해외 변수들을 확인해 나가는 신중한 접근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