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주식 헐값 매각과 관련 대우건설 재무적투자자(FI)들이 소송 의사를 밝힌 가운데 금호산업 채권단은 소송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더불어 채권단은 F1들에게 기업구조조정(워크아웃)에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해 양측의 갈등이 깊어질 전망이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호산업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FI들의 소송에 참여하거나 지원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소송과 별도로 워크아웃 작업은 원칙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현재 FI들의 소송에 대해 참여하거나 지원할 의사가 없다"며 "F1들이 금호산업을 상대로 소송을 걸어도 현재 진행중인 워크아웃은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FI들의 유상증자안을 반대한 만큼 워크아웃은 원칙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FI들과 조속한 시일안에 협의점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금호산업의 워크아웃이 중단되면 FI들은 4조원대에 달하는 투자비용을 되돌려 받지 못한다. 따라서 채권은행들은 이 점을 강조해 원칙대로 워크아웃을 진행하되 FI들과 협의점을 찾아가겠다는 생각이다.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채권은행들과 FI들 모두 워크아웃이 중단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협의점을 찾으면 얼마든지 소송 계획을 철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우건설 FI들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원상복귀하라는 소송을 진행해 산업은행의 출자전환 제시안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계 전문가들은 금호산업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면 워크아웃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져 채권은행 압박용으로 소송 카드를 내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FI들이 금호석화를 상대로 소송을 걸면 아시아나항공 지분 12.7%에 해당하는 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며 "소송을 통해 채권은행을 압박하는 한편, 금호석화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지분만큼의 자금을 받아내기 위한 양동작전(陽動作戰)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