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상사-건설부문 · 현대상사-현대重 등 협업 진행...대우인터도 풍력사업 검토
종합상사에 '바람'이 불고 있다.
삼성물산, 대우인터내셔널 등 종합상사들이 자원개발에서 신재생에너지 분야로도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는 가운데 급성장하고 있는 풍력발전 사업에 잰걸음을 걷고 있다. 특히 신흥시장에서 풍력발전이 부상하면서 종합상사의 글로벌 인프라가 주목받고 있다.
삼성물산과 한국전력은 올해부터 2016년까지 5단계에 걸쳐 2MW급 풍력 발전기 1000기를 설치해 2000MW 규모의 풍력발전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 50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단지도 시공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이 프로젝트에서 상사부문과 건설부문과의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에서 발전단지 운영, 장비 공급, 금융조달 등 사업을 총괄하는 프로젝트 개발자 겸 운영자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건설과 시공은 건설부문이 담당하도록 하는 협업모델을 염두에 둔 것이다.
협업모델은 현대종합상사에서도 추진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에 인수되면서 지난 20일 기업개선작업을 공식적으로 종료한 현대상사는 최근 풍력사업조직을 신설하고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1일 현대중공업 김영남 부사장을 현대상사 신임 사장으로 발령을 내면서 함께 종합상사로 이동한 풍력발전사업부 부장을 중심으로 현대상사에 풍력사업을 위한 마케팅 조직이 만들어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상사의 풍력사업 참여는 현대중공업이 추진하고 있는 태양광, 바이오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해외진출에 있어서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현대상사가 최근 현대중공업과 함께 파키스탄에 50㎿ 규모의 풍력발전기를 공급하기로 한 것은 이미 기대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중공업과 상사에 풍력사업 조직은 정보공유 등 협조가 이뤄지겠지만 기본적으로 각 회사가 개별적인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인터내셔널도 풍력사업에 대한 검토를 진행중이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개발이라는 맥락 속에서 대우인터내셔널은 기계본부를 중심으로 풍력발전사업 진출에 대한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풍력사업에 대해 관심이 있고 내부적으로도 사업에 관한 스터디 중”이라고 밝혔다.
종합상사들이 풍력발전시장에 관심을 갖고 뛰어드는 것은 우선 고성장기의 풍력발전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기회 모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세계 풍력발전설비 시장규모가 올해 390억달러로 예상되는 등 확대추세이다.
또 신재생에너지 사업 중에서 풍력발전의 단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성장가능성은 더 커진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풍력발전에 따른 단가 하락으로 풍력발전은 전력 1MWh 생산에 54유로의 비용이 소요되는 데 비해 바이오매스는 71유로, 태양광은 265유로의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종합상사들이 관심을 갖는 대목은 풍력발전시장이 최대 수요처인 유럽과 미국에서 인도, 중국, 캐나다 등 신흥시장에서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추세 속에서 종합상사들이 확보하고 있는 신흥시장에 대한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와 관련 삼성경제연구소 조용권 수석연구원은 “기존 사업자들의 시장지배력이 큰 유럽, 미국 시장보다는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아시아, 북미 시장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