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채권단 "금호산업 유상증자案 현실성 없어"

입력 2010-01-21 21:01수정 2010-01-21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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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일가, 경영권 사수 의지 확고 ...외국계 투자자 유치도 불투명

금호산업 채권단은 대우건설 FI(재무적투자자)들이 제시한 금호산업 유상증자 방안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금호산업 유상증자를 통해 대한통운과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겠다는 대우건설 FI들의 방안을 금호아시아나그룹 오너 일가가 과연 받아들이겠냐며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이번 방안은 채권은행단이 아닌 금호아시아나그룹 오너 일가와 협의해야 할 사안"이라며 "알짜기업을 금호석화에 포함시킬 정도로 박삼구 회장의 경영권 사수 의지가 강한데 FI의 의견을 받아들이겠냐"고 말했다.

◆ 대우건설 FI, "아시아나, 대한통운 내놔라"

이날 금호산업 채권단에 따르면 대우건설 FI들은 산업은행의 채무조정안을 거부하는 대신 외국계 은행과 국내 연기금등을 통해 2조2000억원을 유치한 후 이 자금을 금호산업에 투입, 지분 50%+1주를 확보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금호산업은 유상증자 대금으로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나머지 대금 중 7000억원을 대우건설 주식 11%를 매입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41.0%, 대우건설 지분 29.6%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되며, 대우건설 FI들은 금호산업의 대주주로서 금호 계열사를 확보하게 된다.

◆ 대우건설 FI에 대한 의구심 3가지

금호산업 채권단은 대우건설 FI들이 제시한 방안에 대해 세 가지 의구심을 던지고 있다.

대우건설 FI들은 이날 회의에서 유상증자에 참여하겠다는 외국계 은행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이 그 첫 번째이다. 실제로 회의에서는 채권단 은행들이 투자 용의가 있는 외국계 은행의 실체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했지만, 대우건설 FI들은 1조2000억원의 투자 확약서(LOC)만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또 채무 구조조정이 시급한 금호산업이 일정 시간을 필요로 하는 유상증자를 기다릴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대우건설 FI들이 나머지 1조원을 구해오는 작업이 늦춰질 경우 금호산업은 워크아웃을 개시한 보람도 없이 쓰러질 가능성이 크다.

가장 큰 의구심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오너 일가들이 과연 이 방안에 대해 동의를 하겠냐는 것이다.

박삼구 회장 일가는 지난해 말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정상화 방안이 발표되기 전 아시아나 항공의 지분을 금호석화에 넘길 정도로 경영권 수호에 대한 의지가 크다. 이번 방안에 대한 오너 일가와의 협의는 처음부터 깨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방안은 대우건설 FI들과 오너 일가들이 협의해야 할 문제이지만 오너 일가들이 동의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오너 일가에 대해 배임 혐의로 소송을 걸 경우 시간이 더욱 지체돼 금호산업은 쓰러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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