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 영광의 순간들] 일양약품 놀텍 <2>

입력 2010-01-2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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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기간만 20년 걸린 국산14호 신약...글로벌 임상3상 계획

일양약품이 개발한 항궤양제 놀텍(성분명: 일라프라졸)은 지난 2008년 10월 식약청으로 부터 시판 허가를 받았고 국산신약 14호로 기록됐다.

이후 지난해 초‘제10회 대한민국신약개발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업계 및 학계의 엄청난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20년간의 연구개발을 거쳐 지난해 12월 마침내 국내 출시했다.

놀텍은 제품 출시 전부터 그 동안 보여준 임상결과와 시장성 때문에 관련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위궤양치료제의 시장 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약 30조원으로 국내시장만 약 5천억 규모에 있는 초대형시장이기 때문이다.

◆ 소화위장약의 효시인 노루모에서 '놀텍'으로

일양약품이 1957년 발매한 대표적 소화위장약‘노루모’는 놀텍 개발 계기의 기초가 됐다.

회사는 올림픽이 열리기 이전인 1987년,국민의 편안한 속을 책임진다는 생각과 다국적기업의 주도로 움직이는 세계 의약품시장에서 대한민국의 의약주권을 지킬 수 있는 의약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연구에 들어간다.

당초 중앙연구소 연구팀은 항궤양제로 H2차단제를 연구하다 독성이 발견돼 포기하고 PPI제제가 항궤양 시장의 주류를 형성해 갈 것임을 확신하고 연구방향을 틀었다.80년대 다국적사인 GSK의 '잔탁' 은 당시 H2차단제의 대표적 약물로 많은 명성을 얻은 바 있다.

80년대말 위산분비억제제로 PPI가 개발된 이후로는 기존의 제산제나 잔탁 같은 H2 차단제의 사용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고, 최근에는 중국에서 조차 기존의 천연물 위궤양 치료제에서 복용하기 간편한 PPI 약물치료제로 바뀌고 있는 실정이여서 PPI제제의 선택은 너무도 당연한 결과였다.

◆ 후보물질 얻기까지 9년간 1148번 실패 거듭

신약 개발은 중소 제약사엔 버거운 일이었다. 새로 발견한 후보물질을 실험용 쥐, 원숭이, 개 등 동물에 주입시키면 약독(藥毒) 탓에 여지없이 죽었다.

이같은 독성실험 단계에서 폐기처분된 후보물질만 무려 1148개, 결국 1996년 1149번째 시도만에 독성실험을 통과한 후보물질인 '일라프라졸(성분명)'을 손에 넣게 되었다. 9년이란 기간과 1만5300마리의 생명을 투입한 성과였다.

이를 잊지 않기 위해 회사는 이 신약물질을 'IY81149'로 정했다. ‘IY’는 일양약품을, 8은 88올림픽을, 1149는 신물질을 합성한 순서를 의미한다.

당시 중앙연구소장이던 김동연 대표이사는“동물들의 혼령을 기리기 위해 위령제를 지냈는데 깊은 밤 홀로 연구소에서 실험을 하노라면 왠지 묘한 기분이 스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이후 일라프라졸의 생산화를 위해 온갖 고난과 기쁨을 겪으며, 최적의 조건과 기술화를 이뤄냈고 국내생산 뿐만 아니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중국 립죤사의 기후 환경에 맞는 생산 최적화에도 힘을 기울여야 했다.

연구진은 당시 기술 이전을 위해 수개월 동안 중국에 머물며 그곳의 환경에 맞는 조건을 구축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온도와 습도가 꽤나 높아 열악한 기후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기술 이전에 대한 업무적인 어려움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초기에는 음식과 문화생활 적응에도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또 일라프라졸 생산을 위해 여러 날을 밤샘하며 반응기를 지켜보고 각 공정마다 이상이 없는지를 재차 확인, 기록하며 반응조건에 문제점은 없는지 합성이 완료 될 때 까지 항상 마음 놓을 수 없었다.

수년간 연구하고 공정을 개선하며 쌓아온 기술과 방법들은 한 순간의 실수와 방심으로 문제가 발생하면 원인이 무엇인지를 되짚어 가야하는 난관에 봉착하기 때문이다.

김동연 대표는 “때론 새벽에 집으로 향하는 시간도 많았고, 지친 몸에 설상가상으로 그 새벽에 차에 고장이 생겨 견인차를 불러 집에 간적도 있다”며 “이 모든 고생 끝에 국산 신약 14호라는 칭호를 얻었고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매진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세계가 놀란 임상결과...글로벌 임상 3상 진입 계획

그동안 발표된 임상결과에서 놀텍은 기존 다국적사의 치료제 보다 놀라운 효과를 보여 국내를 넘어 세계 의학계로 부터 상당한 관심을 받아 왔다.

현재 세계 판매 1위인 아스트라제네카의 ‘넥시움(성분명: 에스오메프라졸)’과 비교시 강력한 위산 분비억제력을 보이며, 1일 1회 복용으로 지속적인 위산억제 효과를 보여 위궤양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야간 위산억제 효과에서도 탁월한 효능을 입증했다.

또 자체적으로 높은 H.pylori 항균력 보유로 궤양발생의 주요인자인 H.pylori 제균을 통해 뛰어난 궤양치료효과를 나타냈고 적은 용량으로 타 PPI제제와 동등 이상의 효과를 발현하는 치료율을 보여줬다.

아울러 세계적으로 재발율이 증가하는 소화성궤양, 위식도 역류질환치료의 완전 치료에 뛰어난 효과를 나타냈고, 가슴이 타는 듯한 열작감(Heart burn)증상의 완화도 또한 란소프라졸에 비해 무려 6배나 더 효과적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임상결과에 세계적 제약기업인 머크사도 관심을 보이고 지난해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머크 인도社(Merck KGaA)와 계약기간 10년의 원료독점 공급 계약 양해 각서를 체결한 것.

특히 머크인도는 중산층이 늘고 정부의 보건시책이 강화 됨에 따라 국내외 의약품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인도 전역을 포함해 방글라데시 등 인접 5 개국 등 총 6개국에 놀텍을 독점 공급할 예정이어서 글로벌 신약을 위한 입지를 다지는데 매우 유리한 상황이다.

또 현재 유럽과 미국시장 진출을 위한 글로벌 제약사와 지속적인 접촉을 하고 있고 다국적사에서 '놀텍'에 대한 관심을 지속하고 있어 '놀텍'이라는 고유 브랜드 수출도 계획중에 있다.

이밖에 역류성 식도염(GERD)에 대한 임상을 진행중에 있어 놀텍의 마켓형성과 매출에 많은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이며, 글로벌 임상 3상도 조만간 들어갈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는 국내시장 100억목표 달성을 통한 성공적인 시장진입과 관련시장 점유율 1위를 위해 매진 할 것이며, 블록버스터로 진출하기 위한 글로벌 파트너 선정을 통해 세계가 인정하는 글로벌 신약을 확신하는 한 해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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