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별 턴어라운드 시기는 각각 달라...STX팬오션 유일하게 지난해 4분기 흑자 전망
최근 BDI지수와 유조선 지수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해운 기업들의 주가는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선진국의 컨테이너 물동량도 정상화되는 흐름을 보이면서 컨테이너 지수도 최악의 국면은 벗어났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IT전기전자, 자동차 등 주요 업종 기업들이 최고가 또는 회복세로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해운, STX팬오션,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주요 선사들은 상승장에서 소외받고 있는 것이다.
근본적인 이유는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현재까지는 해운시장 운임지수의 추세적 회복에 대한 의문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해운운임을 종합해 산출한 발틱운임지수(BDI)지수는 지난해 상반기 4000대를 회복했으나, 4600 돌파 이후 다시 하락해 지난 20일 기준 3158p를 기록했다. 컨테이너 종합운임지수(HR)의 경우 선진국을 중심으로 물동량 회복에 따른 상승세가 관측되고 있다.
◆벌크선 중심으로 운임지수는 회복 중
국내 벌크선사의 손익분기점은 BDI지수 3000p을 전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악의 국면을 벗어나면서 현재는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셈이다. 지수가 실제 실적에 영향을 주는 시기는 통상 용선 기간을 고려 3개월에서 6개월 뒤다.
국내 해운업계는 2009년 사상 최악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지만, 2010년에는 점진적인 회복세 전망되고 있다. 성수기로 접어드는 3분기부터 흑자전환 가능도 점쳐지고 있다. 최근 해상운임지수는 저점을 확인하는 과정이지만, 해운지수의 추세적인 상승에 대해서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송재학 기업분석팀 총괄팀장은 "지난주 해상운임지수는 벌크(Dry+Wet)시장 중심으로 상승했고 컨테이너시장은 횡보 흐름을 보였다"며 "1월 15일 북미항로의 긴급운임할증료(400달러/FEU)가 부과됐고 태평양 운임 안정화협정(TSA) 소속 선사들은 5월 기준 일괄운임인상(GRI)에서 800달러/FEU의 인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송 팀장은 "이러한 컨테이너시장에서의 운임인상 움직임은 해운업종 주가에 긍정적인 측면으로 작용했다"며 "국내 해운업계는 2009년 사상 최악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지만, 2010년에는 점진적인 회복세를 시현할 것으로 예상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아직 시황 침체로 상반기에도 영업 손실을 기록하겠지만, 성수기로 접어드는 3분기부터 흑자전환이 가능할 전망이다"며 "단, 아직 세계 선복과잉률이 높고 컨테이너선 계선율이 12% 수준에 이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상반기 중에 해운지수의 추세적인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벌크 해운운임 BDI는 2010년 1월 15일 종가 기준으로 3299(+159wow), 중국발 컨테이너 운임지수는 1004.83(+0.25wow), 탱커 운임지수인 WS 중 한국 노선의 원유수송운임지수는 120(+27.5wow), 석유제품수송운임지수는 150(-5wow)를 기록했다"며 "해양플랜트 설비의 가동률은 지난 주 대비 1.4%p 상승한 79.0%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엄 연구원은 "LA와 롱비치 항만에서 수입하는 컨테이너 물동량의 합이 51만5950TEU로 전년 동월 대비 2.9% 증가세를 기록, 2007년 7월 말 이후 처음으로 전년 동월 대비 증가한 것이라며 "전월대비 감소했으나 성수기 대비 절대물동량 수준이 크게 감소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진국 수입물동량 일정 수준 정상화되고 있다고 해석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강성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컨테이너 운임이 예상보다도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며 "운임은 3분기 931달러/TEU 에서 4분기 1057달러/TEU 선까지 올라섰고, 최근에는 1100달러/TEU 선을 넘어선 것으로 관측 된다"고 내다봤다.
강 연구원은 "유가 상승은 해운 업체의 실적개선속도를 지연시키고 있다"며 "유류단가가 3분기 380달러/톤에서 4분기에는 433달러/톤까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STX팬오션 웃고...나머지 선사는 울고
최근 해운기업들의 주가는 타 업종 대비 심하게 소외받고 있다. 신용위기 이후 최저점 대비 회복세는 보였으나 경기민감株로 분류되는 해운기업들의 주가는 50%에서 90%에 가까운 주가 하락을 보였다.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회사의 실적에 주목해야한다. 해운 기업들의 주가는 경기 회복세와 동행성을 가지고 실적과 연관해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STX팬오션이 지난해 4분기,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올해 2분기 실적 턴어라운드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한해운의 경우 고정원가부담이 높아 실적 개선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최근 해운사 중 유일하게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되는 STX팬오션의 경우 이달 들어 강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STX팬오션 주가는 지난달 30일 종가 1만1300원 기준, 이달 20일 1만3400원까지 올라 18.5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STX팬오션을 커버하는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STX팬오션의 4분기 흑자를 전망했으며 신영증권은 164억원, 대우증권은 164억원, 우리투자증권은 18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또한 STX팬오션 관계자도 4분기 실적에 대해 각 증권사들의 예상 실적치에 부합하는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민석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STX팬오션은 다른 해운사와 달리 단기 용선 비중이 높아 고가의 용선 선박을 반선하고 저가의 선박을 용선하면서 원가 경쟁력이 높아져 2009년 4분기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선대의 탄력적 운용은 최근 중소형주의 움임의 추세적인 상승과 맞물려 벌크선사 수익성을 개선시켜주고 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2010년에는 대형선박 운임은 변동성이 커지는 반면, 중소형선박 운임은 추세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 된다"며 "STX팬오션을 비롯한 국내 벌크선사의 경우 중소형 선박 비중이 2/3이상이다"고 설명했다.
한진해운은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와 저가 인식으로 인해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약 30% 급등했다.
양지환 연구위원은 "컨테이너 업황의 턴어라운드에 따른 수혜가 예상 된다"며 "STX팬오션 뿐만 아니라 밸류에이션(Valuation)이 가장 저평가 돼 있는 한진해운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올해 들어 2만7000원과 3만원 사이의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턴어라운드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타 업체에 비해서 밸류에이션 높기 때문이다.
대한해운은 지속되는 실적 부진 전망 영향으로 BDI지수의 안정적인 흐름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부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