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천인공노할 일" VS KB, 국민 "전혀 모르는 일"
금융감독원과 KB금융지주의 제4라운드 막이 시작됐다.
지난 14일 공개된 금감원의 국민은행 사전검사 내용이 기록된 문건에 대해 금감원과 KB금융이 유출 여부에 대한 진실공방을 가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KB금융과 국민은행이 사전조사 내역을 유출할 수 없다는 규정을 위반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KB금융과 국민은행은 유출된 사실을 몰랐다며 반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 사전조사 문건은 2개이다?... 금감원 문건은 유출 안 돼
금융감독원이 해당 금융사를 조사할 때는 각자의 입장에서 조사내역을 문건으로 작성한다. 각자 작성한 문건을 비교하면서 부족했던 점과 과도했던 점을 분석해 다음 조사에 반영한다.
서로의 입장에서 작성된 문건이기 때문에 각 문서마다 차이점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각 문건마다 서로 다른 내용이 포함됐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유출된 KB금융과 국민은행의 사전조사 문건은 국민은행에서 작성한 문건이다. 금감원에서 작성한 문건이 아니기 때문에 국민은행의 주관적 의견이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에 유출된 문건은 국민은행에서 주관된 입장과 의견을 반영한 것인데 이를 마치 금감원에서 작성한 것처럼 나갔다"며 "금감원에서 작성한 문건이 내부에서 유출할 수 없게끔 보관돼있다"고 언급했다.
◆ KB "유출 사실 몰랐다" VS 금감원 "있을 수 없는 일"
금감원은 현재 사전조사의 문건을 유출시킨 것에 대해 KB금융에게 심한 유감을 표명하고 있는 반면, KB금융과 국민은행은 "유출 사실을 몰랐다"며 유출 여부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물론 금감원의 조사와 관련된 문건은 모두 유출금지이다. 금감원과 금융사는 조사하기 이전에 이러한 규정을 정해놓은 후 조사를 실시한다. 이는 서로의 약속인 셈이다.
특히 조사 문건이 어느 한 쪽이라도 유출된 경우에는 한 쪽의 의견만 반영된 문건이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치명타가 될 우려가 높다.
금감원 관계자는 "서로 정한 규정을 위반하는 것은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며 금융사의 조사 문건은 더욱 그렇다"며 "이를 유출한 KB금융과 국민은행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B금융과 국민은행은 유출 사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KB금융은 국민은행의 문건이기 때문에 지주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번 문건은 국민은행이 작성한 문건이고 그렇게 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유출 여부는 국민은행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유출 여부는 알 수 없다"며 "확인해줄 수도 없는 일"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금감원은 15일 오후 2시에 주재성 은행서비스 담당 부원장보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