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기자재 '경쟁체제' 도입…두산重 독점권 사라진다

정부 "해외 기업과 전략적 제휴 등 모색"

정부가 원자력발전 공급능력의 핵심 부문인 기자재 부문에서 경쟁체제를 도입키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두산중공업 독점 공급체제였던 원전 기자재 시장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식경제부는 13일 고리원자력발전소에서 원자력 산업을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본격 육성키로 하고 2030년까지 원전 80기를 수출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원자력 수출산업화 전략'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날 보고 내용에는 원전 핵심 기자재 공급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앞으로 원전 기자재 도입과 관련한 경쟁 공급체제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현재 국내 원전 기자재는 두산중공업이 지난 1999년부터 독점권을 가지고 있다. 이번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출 때에도 일부 핵심 기술을 제외하고 기자재 대부분을 두산중공업이 공급한다. 두산중공업의 원전 기자재 독점권은 오는 2011년까지다.

김영학 지경부 2차관은 이날 기자브리핑을 통해 "원전 공급 능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자로 설비"라며 "현재 공급능력에 문제가 없지만 앞으로 추가적인 원전 수주에 대비, 공급능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또 "현재 두산중공업이 (원전) 기자재를 독점 공급하는 구조로, 원전 수출이 주력산업으로 부상하면 (독점체제가)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국내 원전 기자재 공급 시장에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이어 "당장 새로운 업체가 나타나기 쉽지 않을 수 있지만 해외 유력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하거나 합작 투자를 통해 국내 원전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원전 설계와 설비, 수출 등을 수직계열화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김 차관은 "현재 원전수출은 한전, 기자재 제작은 두산중공업, 설셰는 한국전력기술 등이 맡아하는 분산시스템"이라며 "그러나 미국 웨스팅하우스나 프랑스 아레바는 한 회사가 전체를 다 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우리도 하나의 회사로 수직계열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경부는 UAE를 원자력의 중동 허브로 만들어 UAE 자본과 동반 원전 수출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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