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부터 재건축 추진 인근 지역 상승세 지속...개별 호재 단지에 국한
한동안 얼어붙었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들썩이고 있어 매매시장 회복 '신호탄'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지난해 12월부터 재건축사업 추진이 가시화되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재건축이 매매시장을 견인하며 '독주'하는 현상은 올해 재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12일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 재건축 단지들이 호가가 올라가고 매도자들은 매물을 다시 거둬들이고 있다. 최근 재건축 사업 추진 속도가 붙고 있는 단지들 위주로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정부가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강화에 나선 이후 나타났던 매수자 우위의 시장은 현재 비수기임에도 매도자 우위의 양상이다.
지난해 12월 말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강동구 둔촌주공2단지는 82㎡(전용면적) 호가가 9억7000만~8000만원이다. 둔촌동 D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조합설립인가 받기 전에는 9억6000만원에 거래가 됐는데 현재는 호가 그대로 줘야 매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3~4월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기대감이 커져 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슷한 시기 송파구 잠실5단지도 예비안전진단이 통과되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112㎡ 1층의 경우 1억2000만원 또는 12억5000만원,116㎡은 14억에 거래되고 있다.
이 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얼마 전 112㎡를 12억2000만원에 계약하기로 했다가 주인이 안 팔겠다며 매물을 거둬들였다"며 "주인이 급하게 팔아야 될 매물만 간간이 나올 뿐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역시 지난 12월 개발기본계획안이 통과된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도 간간이 매물은 나오지만 호가는 높고 거래는 거의 없다. 반포동 H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기대감이 부풀어 호가는 올라가고 있지만, 지난해 가을 이후 거래성사는 극히 드물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매매시장 위축 속에서 일부 재건축 단지 위주의 상승세가 대세상승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재건축 사업이 절차적 단계를 밟거나 호재가 있는 지역 중심으로만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 또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호가만 들썩일 뿐 실제 거래도 많지 않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용적률 완화 등 기대심리가 충족되는 곳 위주로 국지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매수세가 받쳐주는 분위기는 아니다"며 "비수기인 지금은 급매물 위주로 가격이 상승하는 것일 뿐, 올 상반기엔 큰 파급력 을 미칠 분양시장이 많아서 재건축 시장은 하반기쯤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는 "작년에는 잇따른 재건축 규제 완화가 호재로 작용해 전체 재건축시장에 영향 미쳤다면 지금은 단지별 호재라는 점이 지난해와 다른 양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