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세종시 입주 '울며 겨자먹기'(?)

투자규모 국내그룹중 '최소'... 제2롯데월드 허가 등 보은 측면 강해

롯데그룹이 11일 세종시에 1000억원을 투자해 식품바이오연구소를 설립키로 발표한 것과 관련, 자발적 참여보다는 '울며 겨자먹기'식이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이날 세종시 6만6000㎡ 부지에 토지매입과 연구소 건축에 600억원, 연구기반시설 구축에 400억원 등 총 1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고용계획도 ▲발효식품 ▲건강기능식품 ▲바이오소재 ▲산학협력 등 4개 연구 분야에서 1000여명을 고용할 예정이다.

이 날 정부가 발표한 '세종시 발전방안'에 따르면 세종시 투자 유치 기업 가운데 국내기업으로는 ▲삼성그룹(2조500억원ㆍ1만5800명) ▲한화그룹(1조3270억원ㆍ3044명) ▲웅진그룹(9000억원ㆍ2250명) ▲롯데그룹(1000억원ㆍ1000명) 등이다.

롯데그룹의 투자규모는 삼성그룹의 5%대에 지나지 않으며, 재계 순위도 한창 낮은 웅진그룹에 비해서도 9분의 1 수준에 지나지 않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재계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이 마지 못해 세종시 투자를 결정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경우 세종시에 투자를 해야 할 뚜렷한 이유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그룹의 숙원사업이던 '제2롯데월드' 문제를 정부가 해결해 준데에 따른 일종의 보은 개념으로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의견은 롯데그룹의 임원들도 세종시 투자 결정이 이뤄진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롯데그룹은 정부 수정안이 발표되기 전까지도 "세종시 입주에 대해 검토한 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추진하던 제2롯데월드 문제가 이번 정부에 들어서면서 최종 확정됨에 따라 국책사업에 일정 부분 동조를 해줘야 할 명분이 생긴 것.

비교적 보수적인 투자를 하는 롯데그룹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다른 기업에 비해 현격히 떨어지는 투자 및 고용계획 등에서 롯데의 고민이 깊었음을 느낄 수 있다.

한편 롯데그룹은 "우선 오는 2015년까지 바이오 식품소재 기초연구소를 거쳐 2020년까지 기존 식품관련 연구소를 통폐합해 첨단식품공학 연구소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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