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도둑 공시 관행 여전...계약 해지·지연 쏟아져

입력 2010-01-0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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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도 지난달 31일 증시가 열리지 않는 연말을 틈타, 기업들이 악재성 공시를 쏟아냈다.

이는 매년 폐장일 이후 12월31일에는 주식 거래가 없기 때문에 반복되는 악습이다.

공시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줄어들기 때문에 회사 주가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줄 수 있다는 시장상황을 이용하는 것이다.

삼진엘앤디는 구랍 31일 오후 6시3분경 2건의 악재 공시를 발표했다. 삼진엘앤디는 지난 2007년 13일 미국의 NESA International사와 총 2000만 달러 규모의 AVN 제품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나 496만 달러(완료율 24.8%)만 발주했다고 밝혔다.

또한 삼진엘앤디는 러시아의 CONCORDE사와 계약한 110억2160만원 규모의 AVN-700R 제품 공급계약 기간 종료일이 2009년 12월31일에서 2010년 12월31일로 연장됐다고 전했다. 회사 측은 개발제품의 사양변경의 사유로 판매여건이 변동돼 공급기간을 연장했다고 해명했으며 해당 계약의 매출율을 3.51%라고 덧붙였다.

마이크로로봇의 경우 같은 해 30일 폐장 후 오후 5시41분에 에이앤씨바이오사인어스와 2009년 5월31일부터 2009년 12월31일까지 101억3946만원 규모의 TH-2000 물품공급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이 납품 규모는 2008년 매출액 대비 388.27% 규모로 회사 측에는 커다란 타격이다. 회사 측은 계약 상대방인 에이앤씨바이오사이언스의 합병진행 결과로 납품처인 Tonium과의 재계약 문제로 수출물량에 차질이 발생해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M&M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2005년 4월19일 미국의 Adex Aerospace사와 471억4086만원 규모의 다목적 공압 센서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나 계약 종료일인 2009년 12월31일 공급계약이 해지됐다고 도둑 공시했다. 이 계약 규모는 2008년 매출액 대비 1481.1%에 달하며 회사 측은 주 사업에 부적합하고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려워 중단한다고 해명했다.

GK파워는 같은 해 30일 아윌패스 향 19억2500만원 규모의 멤버쉽 카드 공급 계약이 해지됐다고 밝혔다. 이는 2008년 매출액 대비 59.09% 규모로 GK파워 측은 상대방 측의 사정으로 인해 계약 미이행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외 상당수 많은 업체들이 계약 해지 또는 지연 그리고 투자 철회 등 회사에 악재가 되는 사실들을 거래소를 통해 슬그머니 공시하는데 급급했다.

한국증권거래소 관계자는 "대규모 장기 공급계약 공시의 경우, 해당 회사 측에 3개월이든 6개월이든 일정 시기에 진행사항예정 공시를 하도록 요구 한다"고 밝혔다.

거래소 측에서는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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